[ET-방송 뷰] ‘정글의 법칙’은 어쩌다 ‘설현의 법칙’이 됐나

출처:/정글의 법칙 캡처
출처:/정글의 법칙 캡처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금요일 밤 시청자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SBS ‘정글의 법칙’이 특정 출연자에 대한 노골적인 편집 분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3월4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SBS ‘정글의 법칙 in 통가’ 편은 족장 김병만을 필두로 고세원, 전혜빈, 서강준, 조타, 산들, 홍윤화, 이훈, 설현, 찬성, 이성종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출연진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며 10, 20대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사로잡았다. 특히 통가 편은 귀국 당시 기상악화로 인해 후발대 출연진들이 3일간 바바우 섬에서 고립되며, 방송 전부터 특별한 에피소드로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지난 8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에서는 후발대의 유일한 여성 출연자인 설현만을 집중 조명 하며 ‘설현의 법칙’으로 치닫았다. 지난 8일 방송분부터 본격 등장한 설현은 지친 정글 생활에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로 주목받았다. 제작진은 한 달 전부터 예고편과 보도 자료를 통해 끊임없이 대세 설현의 출연을 노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현의 민낯부터 서강준과의 러브라인, 수영 실력, 아이돌의 고충, 코코넛 CF까지 60분 방송 분량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김병만을 비롯해 이훈, 성종은 설현과 함께 등장하는 투샷에서나 볼 수 있었다. 설현의 병풍으로 등장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현의 원맨쇼를 방불케 한 8일 방송 종료 후 시청자 게시판은 제작진의 편중된 편집 분량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한 시청자는 “처음 프로그램을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의문이 갈 정도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으면 정글에 피서지 찾아가기? 정글의 먹방을 보는 것 같다. 프로그램 제목에 맞게 좋은 방송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역대 최악의 방송이었다. ‘정글의 법칙’을 오랫동안 보고 있는 시청자로써 산만한 자막과 한 명의 출연자에게 집중된 방송은 초심을 잃은 듯싶었다. ‘정글의 법칙’ 본연의 목적을 되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방송된 6회 방송분은 13.6%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지난 5회 방송분보다 0.6%P 상승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금요 예능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설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감은 더욱 거세졌다. ‘설현의 법칙’으로 치닫았으며 시청자들을 뒤돌아서게 한 제작진은 시청률과 본연 프로그램 기획의도의 경계에서 결단을 내려야할 때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