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인사 전망은 분분하다. 최태원 회장이 근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면서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비롯한 조직 대개편이 있을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감소가 이런 예측에 힘을 싣는다. 2013년에 출범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에 SK그룹 내부에서는 늘 그래 온 것처럼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SK그룹의 경영 화두는 `실천`이다. 최 회장은 최근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근본 혁신을 위해 계획에 그치지 말고 치열하게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각 계열사는 최 회장이 강조한 변화와 혁신을 실천하기 위한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인수합병(M&A)과 주요 사업 조직의 해외 전진 배치 등 과감한 계획이 예상된다. 글로벌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글로벌 파트너링`도 범위를 넓힌다.
SK그룹의 경영 구조는 크게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반도체, 신재생에너지로 나뉜다. 에너지·화학은 `차이나 인사이더`를 강화한다. 꾸준히 투자해 온 중국 석유화학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신규 아이템 발굴을 추진한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자원 개발 신규 투자도 예상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도 강화한다. 지난해 정철길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대표를 맡은 이후의 사업 기조다. 정유사업은 유가 변동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매출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SK플래닛, SK C&C가 이끄는 정보통신 분야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SK텔레콤의 경영 계획이다. 야심 차게 추진하던 CJ헬로비전 M&A가 무산됐다. CJ헬로비전 M&A는 장동현 사장이 제시한 3대 플랫폼 사업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따라 무산 이후 장 사장이 내놓을 사업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SK하이닉스는 내년 목표를 근원적 기술 경쟁력 강화로 잡았다.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으로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1, 2년 사이에 삼성전자와 공정 기술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 4위에 머물러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의 경쟁력 확보,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육성하는 것도 내년 추진 목표다.
SK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분야는 신재생에너지다.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태양광, 풍력발전, 바이오가스 사업을 강화한다. 강원도 홍천군, 울산시,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전국 확산이 예상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