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내년 반도체 산업 전망 `맑음`

[이슈분석] 내년 반도체 산업 전망 `맑음`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발광다이오드(LED) 제품군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규모가 축소됐다. 그러나 내년 전망은 대체로 밝다. 두 제품군 모두 가격 하락세가 멈췄거나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센서와 센서로부터 받은 신호를 처리하는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은 특히 좋다.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중장기로는 과거처럼 두 자릿수 고속 성장이 힘들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성장을 견인하던 PC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지 오래고 스마트폰 역시 근래 들어 고속 성장세가 꺾였다. 자동차와 IoT가 새로운 반도체 수요처로 떠오르곤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합병(M&A) 바람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슈분석] 내년 반도체 산업 전망 `맑음`

◇반도체 시장 올해 역성장, 내년에는 다시 반등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최근 발표한 조사 자료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2% 축소된 3245억5000만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LED를 포함한 광전자 제품, 일반 로직 정보기술(IC) 제품 판매가 축소되거나 공급 과잉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떨어진 것이 시장 축소를 예상하는 주요인이다.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보다 규모가 7.8%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역성장률이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D램, 낸드플래시는 수요 부진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2014년 10월을 기점으로 올 중반기까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LED도 시장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였다. 로직IC는 완성품 수요가 줄어 전년 대비 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처리장치(CPU)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을 포함한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는 올해 전년 대비 0.4% 시장이 커질 것으로 WSTS는 전망했다. PC, 스마트폰 판매는 좋지 않았지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CPU 판매가 늘어 이 같은 전망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PC 시장 부진에도 인텔 실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 역시 데이터센터용 CPU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센서(18.8%)와 아날로그반도체(1.6%) 제품군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IoT 제품이 일부 확산되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이 줄었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2%대 성장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메모리 시장은 불황에서 전환, 호황기로 접어들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중반기부터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반등했다. 이는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일제히 개선된 실적을 내놓고 미래 시황도 호조세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센서와 아날로그반도체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3D 낸드플래시, 10나노 시스템반도체 투자 집중

내년 시설투자는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액을 전년 대비 0.3% 축소된 645억8600만달러로 추정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3D 낸드플래시, 10나노 시스템반도체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보다 7.4% 성장한 693억4200만달러가 시설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시설투자액 역시 내년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텔, 삼성전자, TSMC가 내년부터 10나노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 출시되는 주요 스마트폰에는 10나노 AP가 탑재된다.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업체들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메모리 분야에선 3D 낸드플래시에 투자가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경기도 평택 18라인 시설 투자를 본격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2층 라인에 3D 낸드플래시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 도시바, 마이크론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스마트폰 플래시 저장장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3D 낸드플래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장비별 매출 성장률은 전공정보다 후공정 분야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회로 선폭 미세화의 한계를 팬아웃 등 혁신 패키지 기술로 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년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두 배 증가한다는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의 이론은 이미 깨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패키지로 이러한 이론을 연장시키겠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생각이다. 이른바 모어 댄 무어(More than Moore) 전략이다.

[이슈분석] 내년 반도체 산업 전망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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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