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간섭(EMI) 차폐(Shield)는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와 함께 최근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뜨는 기술 키워드다.
최근 칩 성능이 좋아지면서 칩 간 전자파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메인 인쇄회로기판(PCB)과 커넥터에 EMI 차폐 공정을 적용했지만 칩 패키지 하나하나에 EMI 차폐 작업을 하는 식으로 기술 방향이 바뀌고 있다.
애플이 적극 나섰다. 애플은 애플워치의 핵심 칩 패키지 `S 시리즈`에 EMI 차폐 기술을 적용했다. 아이폰7용 핵심 칩에도 EMI 차폐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패키징 업계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이폰7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모뎀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칩, 무선주파수(RF), 커넥티비티(무선랜·블루투스) 칩,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에 EMI 차폐 공정을 적용했다.
EMI 차폐 기술을 적용하면 칩 간 EMI로 인한 예상치 않은 이상 동작을 방지한다. 회로 기판도 더욱 오밀조밀하게 구성할 수 있다. 칩 사이의 실장 거리를 좁히면 남는 면적을 배터리에 할애해서 사용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 EMI 차폐 작업을 위한 추가 공정비용이 들어가지만 완성품 관점에선 여러 가지 얻는 것이 많다.
반도체 칩 EMI 차폐는 패키징 표면에 초박 금속을 씌우는 공정을 추가함으로써 이뤄진다. 패키징 업체는 초박형 금속 차폐재를 씌우는 스퍼터 장비를 도입, 이 공정을 수행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애플 아이폰7용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외주 패키지 업체에 맡겨 EMI 차폐 공정 후에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10일 “스마트폰 등 완성품 업계가 칩 간 EMI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도중에 애플이 패키지 EMI 차폐 기술을 꺼내들었다”면서 “애플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 후발업체도 이를 따라하기 때문에 앞으로 EMI 차폐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태츠칩팩과 앰코, ASE 같은 패키징 전문 업체의 일거리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장비와 소재 분야의 수혜가 점쳐진다. 국내에선 에스엔텍, 씨앤아이가 EMI 차폐 공정용 스퍼터 전문 업체로 활약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도 핸들러 장비를 공급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잉크 형태 재료를 사용하는 스프레이 방식 EMI 차폐 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해 장비, 재료 업계와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