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보다 더 드마마틱한 것이 현실이라고 했던가. 관객들이 영화 ‘라이언’을 사전 지식 없이 본다면 현실성 없는 각본이라고 질타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라이언’은 실화다.
다섯 살 먹은 인도 소년 사루는 1986년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잠이 들어 자신의 집에서 700마일이나 떨어진 캘커타에서 내리게 된다. 사루는 형과 함께 인도 열차 청소부로 일하면서 여행 중이었던 것. 늦은 밤 형제는 기차에서 내렸고 사루는 기차역에서 잠들었다. 깼을 때 형은 보이지 않았고 그는 기차에 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에 기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형은 기차에 없었고 다시 잠이 든 사루는 14시간 후에야 깨어났다.
깨어난 캘커타는 인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빈민가로 악명이 높은 곳. 사루는 어린 나이인지라 글을 읽거나 쓸 줄도 몰랐고 그가 살던 동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 사루는 고아원에 들어갔다가 결국 호주 태즈메이니아에 사는 브라이얼리 부부에게 입양된다.
서른 살이 된 사루는 늘 가슴 속 한구석에 가족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고민 끝에찾은 방법은 구글어스. 구글 위성사진을 이용해 입체 세계지도를 보여주는 서비스로 사루는 자신이 내렸던 캘커타 역에서 기차 속도를 계산하여 14시간 안에 갈수 있는 지역을 동심원으로 그린다. 우여곡절 끝에 고향 칸드와를 찾는 과정이 흥미롭다.
영화 ‘라이언’은 ‘라이프 오브 파이’의 데브 파텔, ‘캐롤’ 루니 마라, ‘스토커’의 니콜 키드먼까지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다섯 살 ‘사루’ 역의 써니 파와르는 40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되어 함께 작업한 감독과 배우들의 극찬을 받았다.
‘라이언’은 전세계 영화제에서 7개의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 74회 골든글로브에서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속 내용이 지난 1월 1일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소개되기도 했다. 오는 2월 1일 개봉 예정.
김인기기자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