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멜 깁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배우 출신 감독으로 거장 반열에 올랐거나 다가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1996년 ‘브레이브하트’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은 배우 멜 깁슨이 돌아왔습니다. 새 연출작 ‘핵소 고지(Hacksaw Ridge)’를 들고… 멜 깁슨은 ‘아포칼립토’ ‘아포칼립토’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브레이브 하트’를 연출해 할리우드 흥행배우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명감독이 됐죠.
일단 ‘핵소 고지(Hacksaw Ridge)’에 대해 평단은 호평 일색입니다. 오는 2월 26일(현지시각) 개최되는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효과상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유력한 수상 후보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가장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1945년 5월 5일 오키나와 핵소 고지 전투입니다. 무기 하나 없이 맨몸으로 75명의 부상자를 구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총을 들지 않은 군인 최초로 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훈장’(Medal of Honor)을 받은 데스몬드 도스의 실화를 영화화한 것인데요. 비폭력주의자인 도스역에 앤드류 가필드가 열연을 펼칩니다.
데스몬드 도스는 의무병으로 육군에 자진 입대합니다. 도스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집총 훈련을 거부해 동료 병사들에게 비난과 조롱을 받게 되는데요. 결국 군사재판까지 받게 되지만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죠. 결국 군 상부는 도스에게 오키나와 전투에 총기 없이 의무병으로 참전할 것을 허락합니다. 총을 들지 않겠다는 종교적 신념을 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지켰기 때문에 전쟁 영웅이 되는 과정이 아이러니한데요. 멜 깁슨도 이 영화를 ‘전쟁영화가 아니라 인간이 필히 가져야할 사랑의 얘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밋밋한 전쟁영화가 아닙니다. 멜 깁슨이 누굽니까. 멜 깁슨은 CG 대신 리얼리티를 택하죠. 관객은 마치 전쟁터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굉음과 화염, 폭발물에 불타는 병사들… 참혹한 전투 장면이 스크린에 가득합니다.
이 영화로 가필드는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제 그는 비로소 스파이더맨 복면을 완전히 벗어 던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상영은 3차원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돌비 애트모스 버전’으로 선보이게 되어 전쟁신을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2월22일 개봉 예정)
김인기기자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