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모리반도체 M램 시대가 열린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서비스에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기술인 M램을 접목한다.
M램은 자성체에 전류를 가해 발생한 전자회전을 활용, 저항 값 변화에 따라 데이터를 쓰고 읽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D램만큼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M램을 시스템반도체 내장 메모리로 활용하면 시장 창출이 용이할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단품 판매보다 파운드리 고객사에 공정 기술 지식재산(IP)을 팔겠다는 의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시스템LSI사업부는 M램을 내장한 시스템온칩(SoC)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거래처를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 달 24일 미국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포럼 행사에서도 M램 임베디드 메모리 공정 기술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첫 고객사는 NXP로 확정됐다. NXP는 삼성전자와 28나노 완전 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FD-SOI) 개발 양산에 관한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사물인터넷(IoT)용 SoC i.MX 시리즈를 28나노 FD-SOI 공정으로 양산한다. 올해 신제품에는 플래시 메모리가 내장되지만 내년 차세대 SoC와 마이크로컨트롤러(MCU)에는 삼성전자 M램 임베디드 메모리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FD-SOI는 삼성전자가 중보급형 반도체 파운드리를 위해 밀고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매우 얇은 절연 산화막을 형성하고 그 위로 평면형 트랜지스터 전극을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절연 산화막은 트랜지스터 아래쪽 공간을 완전히 밀봉, 전자가 게이트를 거쳐 이동할 때 발생하는 기생 용량을 낮추고 누설 전류를 감소시킨다. 일반 평면형 반도체 대비 동작 전압이 낮아 에너지 효율성도 높다.
M램은 바로 이 FD-SOI 공정에서 활용된다. 고객사는 임베디드 메모리 기술로 플래시 메모리와 M램 둘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임베디드 M램 메모리 기술을 활용, 시제품을 완성해 둔 상태다. 지난해 12월 열린 반도체 공정 전문 학회 국제전자소자회의(IEDM)에서 그 결과물을 포스터 논문 형태로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M램 내장 디스플레이 타이밍컨트롤러(티콘) 시제품은 기존의 고속, 고가의 S램 내장 제품과 동등한 성능을 나타냈다. 티콘은 디스플레이 장치에 글자나 이미지 등 영상이 표시될 수 있도록 각종 제어 신호와 데이터를 생성하는 칩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두뇌로 불린다.
삼성에 따르면 임베디드 M램은 플래시메모리 대비 원가가 저렴하다. 45나노 플래시메모리를 SoC에 내장하려면 10장의 마스크가 필요하다. 28나노의 경우 20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M램은 3~4장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공정 수가 줄어든다. 크기도 작다. 속도 역시 일반 플래시 메모리보다 빠르다. S램과 비교하면 단 30%의 면적만 차지한다. 남는 면적은 다른 설계 면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 M램을 접목하면서 뉴 메모리 시장이 개화할 전망이다. 이미 인텔과 마이크론은 '3D 크로스포인트'라는 이름으로 P램을 상용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뉴 메모리로 서버와 PC 스토리지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 공략하는 것이 용이했다”면서 “삼성전자는 경쟁력을 보유한 파운드리 사업에서 M램을 IP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