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이엔에프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중국에 반도체 소재 합작사를 세운다. 시너, 박리액, 식각액 등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케미컬을 생산하는 법인을 설립한다. 반도체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SKC가 케미컬 시장에도 진출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C와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중국에 '웨트케미컬' 합작사를 세우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400억원대 금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합작사 지분은 SKC가 75%,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25%를 각각 갖는다. SKC 필름 공장이 위치한 장쑤성 난퉁 개발구에다 연내에 공장 건설을 시작, 내년 말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SKC와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이번 합작사 설립은 중국 우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D램 메모리 공장을 겨냥해 이뤄졌다.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가 9500억원을 들여 공정 미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말 투자가 완료되면 케미컬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하는 수요를 한국에서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 현지 공급 체계가 필요했고, SKC와 이엔에프테크놀지가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케미컬 전문 기업이다. 한국알콜 자회사로, 연매출이 3000억원대에 이른다. 주로 국내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소재를 공급해 온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중국에서의 사업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한 공급 증가뿐만 아니라 합작사 기반으로 중국 내 다른 반도체 회사를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C는 역시 이번 합작사를 통해 반도체 소재 사업을 확대한다. SKC는 반도체 소재를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평탄화하는 'CMP패드'와 표면 연마 분산액 'CMP슬러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웨트케미컬 시장에도 진출한다. 웨트케미컬은 소모성 자재로 분류돼 안정된 수익을 지속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소재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매년 1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SKC와 이엔에프의 합작사는 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뒤 중국 내 다른 곳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웨트케미컬(Wet Chemical)=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반도체 기판 내에 묻은 불필요한 포토레지스트를 제거하는 시너, 폴리머를 없애는 박리액, 식각액으로 불리는 에천트 등이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