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개 유선통신사, 5월부터 카드결제요금제 절반으로 낮춘다

6개 유선통신사 등 전화회선 연결 단말기대상 수수료 낮춰

통신사업자들이 오는 5월 1일부터 '카드결제호서비스'를 이용하는 영세 상인에게 카드단말 결제 시 발생하는 통신 요금을 현행 42.9원에서 26.4원으로 낮춘다. 전국 수만명의 영세 상인들이 통신료 이용 절감 혜택을 보게 됐다. 28일 서울 영등포시장의 한 식당에서 소상공인이 카드단말기로 음식 값을 결제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통신사업자들이 오는 5월 1일부터 '카드결제호서비스'를 이용하는 영세 상인에게 카드단말 결제 시 발생하는 통신 요금을 현행 42.9원에서 26.4원으로 낮춘다. 전국 수만명의 영세 상인들이 통신료 이용 절감 혜택을 보게 됐다. 28일 서울 영등포시장의 한 식당에서 소상공인이 카드단말기로 음식 값을 결제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7개 유선통신사업자와 17개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가 5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통신요금(카드결제호처리서비스)을 절반 이상 낮춘다.

이에 따라 매장에서 신용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통신요금이 현행 40원대에서 20원대로 감소한다. 전화 회선에 연결해 결제 단말기를 사용하는 전국 수십만여 영세 소상공인들이 통신요금 경감 혜택을 받는다.

28일 금융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유선통신사업자와 밴 사업자 24개사는 5월부터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통신요금(카드결제호처리서비스)을 절반 이상 낮춰 시행한다는 데 합의했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카드 단말기 연결 전화회선의 사용 요금이 대상이다. 결제 건당 기본요금으로 42.9원이 부과됐다. 이를 가맹점이 부담해 왔다. 수십만개 가맹점이 연간 약 140억원의 통화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정식 명칭은 결제호처리서비스다. 대표번호 서비스의 일종이다. 카드결제 처리를 위해 여러 개의 전화회선을 대표하는 가상 전화번호 서비스다.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유선통신사업자와 건당 26.4원으로 요금을 낮춘 '1639카드결제호처리서비스'를 선보였지만 흐지부지됐다.

최근 소상공인 대상으로 카드결제 요금이 비싸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통신사와 밴사가 1639번호로 전환하지 않고 절반 가격에 카드 통신요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요금 개편에 참여한 유선통신사업자는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SK텔링크, 한국케이블텔레콤, 세종텔레콤, 드림라인 등 7개사다. VAN사는 한국정보통신, 나이스정보통신, 케이에스넷, 스마트로, KIS정보통신, 금융결제원, 코밴, 다우데이타, 제이티넷, NHN한국사이버결제, 한국신용카드결제 등 17개사다.

한 밴사 고위 관계자는 “유선통신사업자와 5월 1일부터 현행 42.9원의 요금 체계를 26.4원(부가세 포함)으로 낮춰 적용한다”면서 “관련 플랫폼 개발은 거의 완료했다. 계약까지 체결했다”고 전했다.

통신사와 밴사는 정부가 절반 가격의 새로운 요금 서비스까지 도입했지만 현장에 적용하지 않고 기존의 비싼 요금을 받아 왔다.

국정감사에서도 이통사와 밴사가 '1639카드결제호처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기존 요금제를 고수하기 위해 짬짜미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26일에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들 사업자 대상으로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연합회가 의혹을 제기한 리베이트는 부당 이득 공유가 아닌 단순 영업지원비 형태로 확인됐다. 법으로도 리베이트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영세상인 대상으로 고의로 싼 전화요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들 유선통신사와 밴사 대상으로 사실 조사에 들어갔다.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가 있었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와 합의한 1639카드결제호처리서비스 관련 약관 개정까지 했지만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큰 신경을 쓰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 “시장 의견을 수렴해 방통위의 사실 조사가 있기 전에 절반 이상 수수료를 낮춘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