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테크위크] “10년 전에도 반도체 기술한계 평가… 결론은 다 극복, 한계는 없다”

전자신문이 주최하는 '제1회 전자신문 소재부품 테크위크 - 세상을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 행사가 18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 P&S타워에서 열렸다. 이규필 삼성전자 부사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 드라이버로서의 반도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이 주최하는 '제1회 전자신문 소재부품 테크위크 - 세상을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 행사가 18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 P&S타워에서 열렸다. 이규필 삼성전자 부사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 드라이버로서의 반도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10년 전에 나온 이 기사를 한 번 보시죠. 2015년 D램 공정 기술에 한계가 온다고 적혀 있습니다. 'D램 종말 카운트다운'이라는 제목이 달렸어요. 지금 어떻습니까? 우린 다 극복했습니다.”

이규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메모리TD 실장(부사장)은 18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P&S타워에서 열린 '제1회 전자신문 소재부품 테크위크' 첫째날 반도체 콘퍼런스에 나와 “반도체 기술 한계는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반도체 산업은 매번 기술 장벽을 무너뜨리며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1950년대 싱글 트렌지스터가 첫 상용화되면서 반도체 산업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엄지 손톱만한 칩 하나에 수십억개 트렌지스터가 집적되는 시대가 됐다. 1980년대 한국이 메모리 시장에 첫 진출하던 시기에 개발한 D램 용량은 64K이다. 지금은 칩 하나에 16기가비트(Gb) 데이터를 집어넣을 수 있다. 낸드플래시 역시 칩 하나에 512Gb 고용량을 구현했다. 매년, 매 분기, 매달 이러한 기술 발전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람의 뇌와 반도체를 비교해 “지금까지 기술 장벽을 다 무너뜨리며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다르게 말하면 발전 가능성이 아직 매우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와 있는 D램이 사람 뇌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내려면 약 800배 더 빨라져야 한다. 낸드플래시 칩이 탑재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103) 용량은 80배는 더 커져야 한다.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 능력은 지금보다 4만배가 빨라져야 사람 뇌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성능은 성능대로 올리면서도 전력은 지금보다 50만분의 1 수준으로 적게 쓰는 신 소자가 나와야 사람 뇌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승호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연구개발(R&D) 공정담당 전무는 메모리 반도체의 공정 미세화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소개했다. D램의 경우 커패시터 위로 증착되는 새로운 종류의 하이-K 프리커서가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류 누설과 간섭 현상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신재료 개발은 꼭 필요하다. D램은 커패시터에 저장된 전하 양으로 0과 1을 판단하기 때문에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도전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피 전무는 소개했다. 로직에만 쓰였던 하이-K 메탈 게이트 역시 조만간 메모리에 활용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정 기술과 장비, 재료가 필요하다. 3D 적층으로 기술 방식이 변한 낸드플래시의 경우 단수를 높게 쌓을 때 얼마나 균일하게 재료를 증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식각 장비의 공정 속도 역시 개선돼야 한다. 장비와 재료 분야 모두 혁신이 필요하다.

피 전무는 “장비와 재료 업계의 혁신 없이 소자 업체 혼자만 공정을 미세화하긴 어렵게 됐다”면서 “한국이 메모리 시장에서 강자로 남을 수 있게 협업을 지속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네덜란드 ASML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와 관련된 기술 개발 현황과 로드맵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이 EUV 장비를 양산 라인에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EUV 관련 소재 부품 발표를 진행한 안진호 한양대 교수는 “EUV 마스크 보호용 펠리클과 포토레지스트, 계측 검사 분야는 아직도 완전하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면서 “이쪽에서도 기술 개발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후공정 분야에선 김구성 강남대 교수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을, 앰코코리아가 이종 칩 통합 패키지 기술을 소개했다. 김진영 앰코코리아 상무는 “다양한 이종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기술을 각 회사가 개발 중”이라면서 “얼마나 '저렴하게' 구현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스프레이 방식 전자파간섭(EMI) 차폐 기술이 스퍼터 기술보다 우월하다는 구체 테스트 데이터를 제시해 참석자 관심을 모았다. 제너셈은 스프레이 EMI 차폐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장비를 소개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