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이 아이폰XS(텐에스), 아이폰XS 맥스, 아이폰XR(텐아르) 판매 부진 직격탄을 맞았다. 애플 아이폰 최대 조립업체 폭스콘은 내년에 비용을 3조원 줄이고 인력도 축소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폭스콘이 내년 비용 절감 목표를 200억위안(약 3조3000억원)으로 정했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이 12개월 동안 비용을 2060억위안(33조5900원) 지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비용 10분의 1 수준이다.
통신은 “폭스콘으로부터 '지난 몇 년 동안 통상 치르는 예산 검토와 다를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도 “2019년은 폭스콘에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폭스콘은 내년 비기술직군 인력도 10%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폭스콘이 내년에도 신형 아이폰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 구조조정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신형 아이폰 3종 부품 생산 주문을 대폭 줄였다”면서 “내년 2월까지 아이폰XR 7000만대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협력사에 요청했지만 최근 주문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폭스콘은 아이폰XS 시리즈, 아이폰XR 생산 주문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자 근로자 초과 근무 시간을 재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등 빅마켓에서 아이폰 부진을 이유로 이달에만 애플 목표 주가를 세 차례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더라도 애플은 차선책이 있지만 협력사는 위기를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애플워치, 맥북을 비롯해 서비스(앱스토어·아이튠스·애플뮤직·아이클라우드 등) 매출 기반이 뒷받침하지만 협력사는 아이폰 수요에 온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했다.
애플에 아이폰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는 국내 협력사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아이폰 3D센서 공급업체 루멘텀과 재팬디스플레이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국내 아이폰 부품 협력사 이외에 하반기 단말 수요 비중이 높은 이동통신사와 유통점 실적 악화도 우려된다.
'아이폰 부진' 여파가 애플이 출고가 인하를 결심하는 계기로 이어질 지 관심이다. 애플이 과도하게 비싼 아이폰을 내놓은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데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불공정 관행을 이어 온 판매 정책 변화의 모멘텀이 될 지도 관전 포인트다.
CNBC는 “애플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시가총액 1조달러를 기록한 주가도 1000억달러 이상 빠졌다. 모든 원인은 아이폰 수요 부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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