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어닝쇼크' 주요인으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진이 꼽히면서 장비·재료·부품 등 후방산업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방 업계 시설투자 전략이 보수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공급량을 조정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주 가뭄이 가시화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1분기 반입을 목표로 평택공장 D램 라인 장비를 구두 발주했다가 물량 입고 일정을 늦췄다. 올해로 예정된 시안 공장 증설 투자 일정도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다가 내년으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3분기 6조47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5조원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액을 지난해 보다 3조~4조원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협력사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협력사도 투자 축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180억달러(약 20조2000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투자 규모도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 수요 증가로 메모리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반도체 시설투자는 업황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D램 평균판매가격(ASP)과 영업이익은 각각 〃28.5%, -25.6% 줄어들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각각 〃39.8%, -33.6%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6년간 지속된 삼성전자 반도체 연간 수익성 성장세가 일단락될 전망”이라면서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투자금은 19조1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20% 감소하며 관련 장비·부품 업체 어려운 사업 환경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이미 지난해 업황 둔화에 따라 신규 투자가 급감하며 후방 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QD 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와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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