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바라볼 때와 달리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톱다운 방식의 현 규제 개혁은 현장에서 체감하기 쉽지 않습니다.”
20년 동안 몸담아 온 국회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승현 투게더앱스 공동설립자 겸 부대표의 말이다. 이 부대표는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하다 지난 4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친구이자 투게더앱스를 함께 설립한 김항주 대표의 'SOS'(긴급 구조신호)를 받고서다. 이 부대표는 “2014년부터 김 대표와 함께 논의한 것이 바로 개인간거래(P2P) 금융이었다”면서 “김 대표가 스타트업을 설립한 뒤에 국회로 들어왔지만 최근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국회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보건복지부)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 김 대표와는 유술(주주쓰)을 함께하며 인연이 됐다. 4월에는 제1회 투게더펀딩 유술 챔피언십도 개최했다. 이 부대표는 “유술은 다른 엘리트 스포츠와 달리 변호사나 금융업계 종사자, 전문직 등 참여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우리 역시 P2P 특성상 투자자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고 대회 배경을 설명했다.
이 부대표 말처럼 투게더앱스는 어느덧 직원 60명 가까운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회사의 주력 브랜드인 '투게더펀딩'은 개인 신용에 의존하던 기존 P2P 금융과 달리 안정적인 담보, 아파트나 상가건물 등 부동산에 집중했다.
2015년 설립 후 부동산 전문 운용 인력을 바탕으로 부동산담보 부문 3년 연속 1위, 지난해 3월에는 핀테크 기술 특허 2건의 성과를 거뒀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외 4개 벤처캐피털로부터 총 1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카카오페이 P2P 투자 서비스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9월에는 국내 P2P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 몽골이 시작이지만 베트남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 부대표는 “기존 금융 투자 상품과 달리 투자자 개개인에게 수익이 많이 배분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을 이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규제 개혁 실무자에서 수요자로 입장이 뒤바뀐 후 느끼는 현장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규제 개혁 효과가 현장에선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 부대표는 “우리처럼 규모가 커진 스타트업도 규제 개혁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데 소규모 스타트업에까지 규제 개혁 효과가 전달되긴 더 어렵다”면서 “하향식 규제 개혁 정책을 상향식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