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웨이퍼 투입량 기준으로 월 11만5000장에 이르는 메모리 설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이 그동안 건설한 중국 시안2공장과 평택2공장에 대한 장비 투자로 금액으로는 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삼성은 올해 D램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투자에 더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낸드플래시 시황 개선 신호가 뚜렷한 데다 경쟁사를 따돌리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메모리 업체인 삼성의 낸드플래시 시장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낸드플래시에 6만5000장(65K), D램에 5만장(50K) 규모의 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안2공장에는 6만5000장 규모의 낸드플래시 설비를, 평택2공장과 평택1공장에는 각 3만장(30K)과 2만장(20K) 규모의 D램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시안2공장은 올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이미 설비 반입이 시작됐다. 삼성은 신규 장비 구매 외에도 경기도 화성 16라인 설비를 시안 2공장으로 옮길 계획도 세웠다.
평택2공장은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2월부터 장비가 입고된다. 현재 가동하고 있는 평택1공장은 여유 공간에 투자가 이뤄진다.
이 같은 삼성 설비 투자 규모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시안2공장 2단계 투자 계획을 전하면서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2단계 투자 설비 규모는 6만5000장이다. 삼성이 올해 시안2공장에 갖추는 설비와 규모가 같다. 이에 따라 올해 시안2공장에 갖추는 6만5000장 규모의 설비 투자 금액은 약 9조5000억원, D램 5만장은 약 7조3000억원으로 추정돼 삼성의 올해 메모리 투자 금액은 17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황 개선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평택1공장 보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최신 메모리 공장인 시안2공장과 평택2공장 설비 투자를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인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세계 1위 기업이다.
특히 D램보다 낸드플래시 투자에 더 집중한 점이 주목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의 낸드플래시 재고가 정상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안다”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은 긍정, D램 시장은 좀 더 신중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올해 세계 메모리 시장은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등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많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0년 메모리 반도체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에 중저가 5G폰 출시가 확대되고, 인텔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공급으로 스마트폰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투자 계획에 대해 “규모와 금액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국내외 반도체 장비 및 소재 업체들은 삼성의 투자 계획을 토대로 신년 사업 준비에 나섰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