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행사를 강타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한 기업이 MWC 참여를 취소함에 따라 예정대로 열리더라도 축소 개최가 불가피하게 됐다. 국내에선 당초 예정된 전시회 등이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당장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LG전자는 5일 고객과 임직원 안전을 감안, MWC 전시 등 당초 참여 계획을 취소했다. 앞서 중국 ZTE도 MWC에서 신제품 발표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중국 샤오미도 계획 변경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샤오미는 당초 14일 베이징에서 개최 예정이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10' 시리즈 발표도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다. 화웨이는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규모를 축소하는 등 기존 계획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웨이가 MWC에서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유럽에서 흥행한다는 공식마저 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MWC 주최측인 GSMA가 MWC 강행 의지를 피력했지만 주요 기업 불참으로 인한 참관객 축소에 따른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뿐만 아니라 스페인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까지 발생한 상황이라 200여개에 이르는 중국 기업 관계자 비자 수속이나 비즈니스 미팅 역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향후 불참을 결정하는 기업이 늘고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 참여 기업의 취소가 잇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MWC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유럽에서 시장 확대를 도모하는 화웨이·ZTE·오포 등 중국 기업이 감수해야 할 유무형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중국 기업에 역풍이 전가되는 모양새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한국판 CES(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 개최가 잠정 연기됐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등 기관은 17일부터 19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행사를 열 예정이었지만 기업 의견을 수용해 일정을 연기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 코리아가 취소됐고 다음 주로 예정됐던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정기총회도 무산됐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에 따른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감염병 확산에 대비해 국민안전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우선 가치라는 점에 의견을 모아 행사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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