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견조한 서버 D램 수요에 힘입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9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부문 매출은 1분기 17조6400억원, 영업이익은 3조9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보다 21.9% 올랐고,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었지만, 메모리 불황이 찾아왔던 지난해 3분기 바닥을 찍고 점차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세계 정보기술(IT) 시장 수요가 상당히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측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증가로 데이터센터와 PC용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버 수요 증가와 5G 인프라 확대로 메모리 제품 구매가 지속됐다”며 “모바일 분야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세트 수요는 감소했지만 고용량 제품 채용 확대와 고객사의 하반기 안정성 우려 등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2분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정상 수준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영향력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처럼 급작스러운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은 서버와 PC의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며, 낸드플래시는 영상 콘텐츠 수요 증가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이 스마트폰 수요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5G 모바일 프로세서,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공급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2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부가가치 이미지 센서로 영업이익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우 5G, 이미지센서 칩 공정 수요는 증가했지만 중국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줄었다. 그러나 5나노 극자외선(EUV) 제품 수주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망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도,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수요 증가세가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거시적 관점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연간 가이던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며 “다만 클라우드와 PC 수요가 메모리 업황은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