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30% 일괄 부과를 비롯한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불공정 행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확산과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합리적인 주파수 재할당 방안 등도 국감에서 새로운 대안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21대 국회 첫 국감에서 도출된 의제는 향후 4년을 관통하는 핵심 정책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구글 인앱결제 '최대 이슈'
구글코리아는 국감을 일주일 앞두고 내년부터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에 대해 30%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글은 기존에는 게임에만 30% 인앱결제 수수료를 적용했지만 앞으로 음악과 영상콘텐츠 등도 30% 수수료 부과 대상이 되면서 국내 콘텐츠 기업 반발이 거세다. 애플은 이미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여야는 구글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더불어 구글 시장지배력 견제를 위한 제도개선 논의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의원과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30% 수수료 의무화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이익을 침해하는 금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요를 통한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를 강력 규탄하고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조승래 민주당 의원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구글의 인앱결제 강요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감을 계기로 여야가 조속한 법안 통과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할지 주목된다.
한편 과방위는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구글에 집중 추궁이 예상된다. 다만 구글은 코로나19를 이유로 명확한 출석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 대표의 출석 여부와 답변 태도에 따라 또 다른 논란을 유발할 전망이다.
◇망 이용대가 문제 해법 지속 모색
구글은 넷플릭스와 함께 5G 망 이용대가 무임승차 문제와 관련해서도 비판 중심에 설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국가 과제로 5G 망 투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구글과 넷플릭스는 국내 1~2위를 다투는 방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도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 거대 글로벌 CP가 망 투자재원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하다.
20대 국회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 글로벌 CP를 포함한 일정 규모 이상 CP가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안정적 접속경로 확보 등 기술적조치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 이후 네이버 등 국내 CP는 새로운 규제가 국내 사업자에게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발한다.
국감에서는 글로벌 CP에 국내법 준수 의지를 확인하고, 보다 실효적 망 이용대가 부과 방안을 논의하는 게 과제다. 이와 관련 과방위는 워커 구글 대표와 함께 레지날드 숀 톰슨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감에서는 20대 국회에서 제출된 법안 논의를 이어받아 글로벌 CP에 망 이용 실태조사 근거를 마련하고, 부당한 망이용대가 차별을 금지하는 법제화 논의도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5G 투자, 단말기유통구조 근본 개선방안 마련
2019년 5G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5G 투자와 인프라 현황 점검도 국감 주요 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사는 2022년까지 85개시 행정동과 주요 읍면 중심부에 5G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여전히 일부 시 단위 지역까지 실내 기지국 구축 실적이 0개라며 비판했다. 국감에서는 지속적인 5G 인프라 확산을 위한 투자 현황 점검과 함께 28㎓ 대역과 5G 단독규격(SA), 기업용(B2B) 서비스 상용화 등 진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일각에서는 5G 인프라 확산과 관련 민간 기업인 이통사에만 투자재원을 전적으로 부담하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5G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세액공제 등 논의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인 310㎒ 폭 주파수 재할당에 대해서도 질의를 준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확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가 공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대가 산정 과정에서 정부 재량권이 적정하게 행사되는지, 법률상 미비점을 점검하는 지적이 예상된다.
5G 상용화 이후 근절되지 않고 있는 불법 지원금 문제도 국감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통사의 과도한 불법지원금 살포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현행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체제가 적정한지,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등 근본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과방위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 대표,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회 관계자는 “21대 국회 첫 국감인 만큼 새로운 대안과 의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증인과 참고인 출석 등에 한계가 있지만 면밀한 준비로 정책국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요 이슈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