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CEO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최적의 낸드 제품군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10나노급 4세대 D램 양산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한국 반도체의 날' 기념식 후 이석희 SK하이닉스 CEO는 기자들과 만나 최근 10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배경과 전망에 대해 밝혔다.
이 CEO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기존에 주력하던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생산을 넘어 서버용 낸드플래시 제품까지 갖추며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텔의 낸드플래시 생산 기술인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를 예로 들고 더욱 폭 넓은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차지트랩플래시(CTF) 기술 기반으로 한 낸드플래시를 생산해왔다. 이 기술은 적층에는 유리하지만 안정성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CEO는 “플로팅 게이트 기술이 낸드 비트 수를 높이면서 공정 비용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지금 SK하이닉스가 갖추고 있는 기술과 겹쳐지는 부분 없이 더욱 폭넓은 제품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중국 다롄 팹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월 8만장 생산 규모의 이 팹이 SK하이닉스 공정에 맞게 꾸며지는 시기와 투자 규모가 소재부품장비 업계 최대 관심사다.
이 CEO는 구체적인 팹 투자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인수 작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인텔이 투자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가 투자를 시작한다”고 답했다.
중국 현지에서 운영되는 공장을 인수한 이후 미국의 규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낸드사업부 인수 이후 인텔과의 협력 가능성이 늘어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CEO는 차세대 D램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CEO는 “M16 팹이 올해 말 완공되고, 내년에 EUV 장비가 설치돼 10나노급 4세대 제품이 생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D램 제조에 EUV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에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공정을 거친 제품 수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CEO는 “현재 EUV 노광기를 활용해 연구소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중·하반기쯤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EUV 노광장비 확보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가 계획한 대로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