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가 일본 JNC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사업에 진출한다. JNC는 청색 OLED 소재 핵심 기술 보유 업체로, JNC 특허가 합작사로 양도된다. 그동안 일본에 의존한 국내 OLED 소재 산업에 중대 전환점을 마련했다
SK머티리얼즈는 JNC와 합작법인 'SK JNC'(가칭)를 설립하기로 했다. SK머티리얼즈와 JNC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작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분율은 SK 51%, JNC가 49%다. 본사는 한국에 세운다. 초기 자본금은 450억~500억원으로 알려졌다. 본사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센터와 생산공장도 국내에 구축한다.
SK머티리얼즈는 합작사로 OLED 소재 사업에 진출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를 공급해 온 SK가 OLED 소재 시장에 뛰어드는 건 처음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국내 메이저 OLED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공급 계약도 확정했다고 전해졌다.
SK의 OLED 소재 사업 진출은 성장성 때문이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화질과 두께, 소비전력이 우수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다.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유연한 디스플레이로 폴더블이나 롤러블 폰과 같은 디바이스 혁신에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OLED용 재료 시장은 지난해 9억5100만달러에서 오는 2024년 26억8800만달러로 늘어 연평균 23% 성장이 예상된다.
합작사는 국내 소재 산업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색 OLED 소재에서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JNC 기술이 합작사로 양도되기 때문이다. OLED 소재 가운데 청색 개발은 가장 어려웠다. 적색과 녹색에서는 고효율 인광재료가 사용되는 반면에 청색은 효율 낮은 형광 재료가 사용됐다. 여기에 청색 재료는 이데미쓰코산과 같은 일본 업체가 특허 장벽을 높게 쌓아 국내는 시장 진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세계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면서도 이데미쓰코산, 호도가야 등으로부터 청색 OLED 소재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는 청색 OLED 기술을 확보하면서 내재화와 국산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JNC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 받는 붕소계 핵심 특허를 보유, 미래 시장 선점에 중요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작사는 SK머티리얼즈가 보유한 생산 능력과 영업 네트워크, JNC로부터 양도 받은 특허를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청색 OLED 소재를 시작으로 적색과 녹색 발광층 소재도 개발하는 한편 전자수송층(ETL), 전공수송층(HTL) 등 OLED 소재 모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