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K-스탠더드, '위기 속 새기회' 열었다

디지털 경쟁력 기반 새활로 찾아
'K-방역' 성과, 경제 충격 최소화
비대면 중심 SW·유통산업 성장
정부 규제 혁신·투자 이어져야

20일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하루 전인 19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의 의료진이 한파경보가 내려진 가운데에서도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띠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20일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하루 전인 19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의 의료진이 한파경보가 내려진 가운데에서도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띠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우리 기업의 디지털 경쟁력에 기반을 둔 'K-스탠더드'가 지난 1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방역에서, 각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감염병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을 줄였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K-스탠더드 성과 확산을 위해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신과 투자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20일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된다. 우리나라는 1년 사이 세 차례 대유행을 겪으며 총 확진자가 7만3115명(19일 0시 기준)으로 불어났다. 잇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K-스탠더드를 앞세워 비대면(언택트)·디지털 경제로 활로를 찾았다.

'K-방역'이 대표적이다. 신속한 대량 검사와 추적, 적절한 치료와 의료진의 헌신은 인구 10만명당 확진자·사망자 수가 136.45명, 2.31명(14일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각각 세 번째, 두 번째의 낮은 결과로 나타났다.

폐업과 실직 등 코로나19 피해가 적지 않았지만 K-방역이 경제 충격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말 OECD가 한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을 -1.1%로, 회원국 가운데 1위로 전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소프트웨어(SW)업계는 비대면 툴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앞세워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새로운 시장에 대응했다. 성장세가 더디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 기술은 비대면 의사소통 효과를 높이는 도구로 수요를 창출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K-제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992억달러(약 110조원)로 전년 대비 5.6% 증가하며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1093억달러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팬데믹과 관계없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통은 서비스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대표 산업이다. 지난해 1~11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약 145조원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달 대행 등 물류 시장도 급성장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경쟁력 회복은 과제로 남았다.

1년 동안 진행된 온라인 수업은 'K-에듀'로 교육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공동체 의식 함양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식 습득에는 오프라인 대체가 가능함을 보여 줬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부 수업에서 온라인 수업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K-스탠더드가 코로나19 시기에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역량이 자리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브로드밴드 인프라 1위, 디지털정부지수 1위 등 앞선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으로 디지털화 속도도 빨라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서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나선 곳은 전년 대비 85% 늘어났다.

백신·치료제 도입으로 사태 진정이 기대되는 올해는 디지털 경쟁력을 중심으로 K-스탠더드를 추가 확산하는 게 남은 과제다. 정부 지원예산 조기 집행과 규제 혁신 적극성이 요구된다. 원천기술 개발, 기술 집약형 산업 전환, 소프트파워 확대도 필요하다.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19일 “K-바이오 기업의 성공은 긍정적이지만 개발이 아닌 생산 중심이어서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디지털 경제가 앞당겨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제조 중심에서 기술 집약형 산업으로 진화, 문화와 언어 등을 아우르는 소프트파워를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전 과기정통부 차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일하는 방식, 고용구조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올 것”이라면서 “기업은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맞춰 과거와는 다른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 총장은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의존이 커질수록 시스템 붕괴에 따른 충격도 커지기 때문에 사이버 보안을 비롯해 디지털 생태계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지난해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디지털 경쟁력을 기반으로 K-스탠더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디지털 경쟁력을 기반으로 K-스탠더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