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 코리아 2021] 온라인으로 만나는 반도체 기술 축제…3일 팡파르

120여명 연사 참여...콘퍼런스 무제한 시청
차선용 부사장, 친환경 경영·전략 소개
룩 반 데 호프 CEO, 기술 중요성 제시
디자인·지속가능 생산 관련 신규 행사도

[세미콘 코리아 2021] 온라인으로 만나는 반도체 기술 축제…3일 팡파르

#지난해 갑작스런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던 국내 최대 반도체 전문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가 다시 돌아왔다. 전 세계 반도체 소자 업체와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참여해 첨단 기술 트렌드와 반도체 산업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던 세미콘 코리아가 올해는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갖춰 입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도 아쉽게,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장은 마련되지 않는 등 형식은 달라졌지만 세미콘 코리아는 반도체 산업에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는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 전 세계 100명이 넘는 전문가를 초청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채비를 갖췄다.

[세미콘 코리아 2021] 온라인으로 만나는 반도체 기술 축제…3일 팡파르

◇온라인으로 변신한 '세미콘 코리아'

세미콘 코리아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관하는 행사다. SEMI는 전 세계 2100개 이상 회원사와 130만명 전문가가 소속된 단체다.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발전과 협력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세미콘도 이 같은 차원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매년 중국, 한국, 대만, 미국, 일본 등 7개 국가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87년 처음 열렸다. 당시 참가업체 187개사, 부스 227개 규모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반도체 코리아 위상은 높아졌고, 세미콘 코리아 역시 몸집이 커졌다. 33주년이었던 2020년 행사에는 500여개사가 2200여개 부스를 차려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막을 약 일주일 앞두고 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된 것이다. SEMI는 당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전시장으로 예정됐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호텔 등 행사장 주변 숙박업체와 협력해 마스크, 손세정제 등을 곳곳에 비치하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으로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면서 결국 행사를 열지 못했다.

절치부심 끝에 올해 세미콘 코리아는 새 단장을 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규모 오프라인 전시회 대신 온라인으로 콘퍼런스를 개최키로 한 것이다.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온라인이라는 가상 공간을 통해서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로 했다.

세미콘 코리아 관계자는 “온라인 콘퍼런스에는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 종사하는 120여명 연사가 대규모로 참여해 산업 발전을 위한 인사이트와 기술 로드맵을 제시한다”며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기조연설과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콘퍼런스는 행사 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시청 가능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누구나 PC와 모바일로 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연사와 발표

콘퍼런스를 전체 조망하고 올해의 주요 이슈를 살필 수 있는 기조연설에는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나선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

첫째 날인 3일 기조연설은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이 맡는다. 차 부사장은 디지털 전환 시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SK하이닉스의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업무나 비즈니스 효율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은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화두로 삼고 있다. 차 부사장은 메모리 사업에 있어 SK하이닉스의 친환경 경영과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룩 반 데 호프 아이멕(IMEC) 최고경영자(CEO)
룩 반 데 호프 아이멕(IMEC) 최고경영자(CEO)

둘째 날은 룩 반 데 호프 아이멕(IMEC) 최고경영자(CEO)가 나와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 기술 중요성을 설명한다. 아이멕은 반도체 분야 세계적인 연구 기관이다. 특히 유럽 반도체 연구개발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룩 반 데 호프 IMEC CEO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마비시켰지만 한편으로는 기술 중요성을 입증했으며, 특히 전 세계 봉쇄에도 불구하고 기술은 사회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 역할을 해 새로운 일상의 시대 기술 중요성과 발전 방향에 대해 제시할 예정이다.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회장 겸 CEO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회장 겸 CEO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회장 겸 CEO는 5일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술 리더로서의 책임과 반도체 기술이 세상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력 그리고 넥스트 노멀에서의 새로운 협업방식에 대해 발표한다.

◇깊이 있는 프로그램들

거시적 관점의 기조연설 외에 반도체 공정 엔지니어 등 현업에 유용한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

30년 넘는 전통을 가진 세미테크놀로지심포지엄(STS)에서는 리소그라피, 인터커넥션, 디바이스, 에치, 클리닝, 패키징에 이르는 6개 공정 분야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특히 올해에는 김진국 SK하이닉스 부사장이 STS 준비위원장을 맡아 반도체 산업에 유용한 내용으로 구성했다는 게 SEMI 설명이다. 일례로 반도체 업계에 중요 이슈로 부상한 EUV에 대한 남아있는 과제들을 STS 프로그램 중 리소그라피 분과에 담았다고 SEMI는 덧붙였다.

'인공지능(AI) 서밋'도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다. 반도체 산업 핵심동력인 AI의 발전을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AI 시대의 조력자들(Enablers of AI Era)'을 주제로 행사가 열린다. 구글, 삼성전자종합기술원, 듀폰, 아이멕,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맥킨지, 시놉시스와 같이 반도체 생태계 내 다양한 영역의 기업이 참여해 디자인부터 애플리케이션 관점에서의 기술 이슈를 다루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AI 기술에 대해서도 발표가 진행된다. 삼성전자종합기술원에서는 기기 자체의 AI, 즉 온디바이스(On-Device) 측면의 AI 기술에 대해 다루며, 구글에서는 머신러닝을 통한 생산 자동화에 대해 발표한다.

세미콘 코리아 2021에서는 전에 행사에는 없던 신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반도체가 미세화되고 저전력에 대한 요구사항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설계단계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취지의 '디자인 오토메이션 포럼'이 처음 개최된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 산업을 선도하는 회사인 암(Arm)을 비롯해 사이파이브(SiFive), 시놉시스, 지멘스 EDA, 케이던스 등이 참여해 솔루션과 기술 방향을 나눈다.

지속가능한 반도체 제조공정이 화두로 부상하면서 이를 나누는 '지속가능 생산 포럼(Sustainable Manufacturing Forum)'로 이번에 새로 마련됐다. SK하이닉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ESG 전략방향과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것 외에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에드워즈와 화학회사인 칸켄테크노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