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올해 1분기 나란히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생산 중단 여파로 반도체 실적이 주춤했지만, 스마트폰과 TV·가전이 크게 선전하며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지속 증가하며 '펜트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분기 전망은 더 밝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점프업'이 기대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해 양사의 연간 실적 신기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 기대를 뛰어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실적 하락을 스마트폰, TV, 가전이 견조하게 방어한 결과다. 회사 매출은 65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구개발비도 분기 사상 가장 많은 5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기술 투자에도 앞장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하지만, 2분기에도 삼성전자는 '펜트업 수요' 적극 대응과 차별화한 제품·기술력을 중심으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DS부문, 2분기 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 1분기 매출 19조1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5%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과 신규 라인 증설 초기 비용이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월 미국 텍사스 한파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이 정전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줬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사업 전반 수요 강세로 실적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붐과 하반기 신규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으로 PC 및 서버용 메모리 판매량이 상당히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특히 고용량 낸드플래시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싱글 스택 기반 128단 낸드플래시로 가격 경쟁력과 성능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제품 출시 계획도 있다. 메모리사업부는 다수 레이어에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을 하반기 출시하고, 176단 7세대 V낸드도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하반기부터 평택 2라인 가동을 시작해 폭증하는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최근 심화하는 파운드리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외에도 외부 파운드리에게 공정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외부 파운드리는 대만 UMC로 추정된다.
우호적 시장 상황이 전개되면서 올해 삼성전자는 적극적 반도체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8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반도체 설비투자액인 6조원보다 41.7%나 증가했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분야는 평택과 시안 첨단공정 증설과 공정 전환에 투자했고, 파운드리는 EUV 5나노 등 첨단공정 증설에 자금이 활용됐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매출 6조92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비수기 영향과 3분기 스마트폰 신모델 대기 수요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 기술 기반의 신사업 전환 준비를 지속할 방침이다.
◇ IM부문, 폴더블 카테고리 대중화 추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4조39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65.7% 증가한 규모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이른다. 매출 역시 29조2100억원으로 작년보다 12.3% 증가했다.
갤럭시S21 시리즈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품군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플래그십 모델 가격을 낮추고 예년보다 한달가량 일정을 앞당긴 조기 출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일부 회복되면서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저가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 강화도 시장 점유율 확장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 견조한 판매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 모바일 부문 실적은 계절적 특성(비수기)과 부품 수급 등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는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가 감소하고 부품 수급 이슈가 예상됨에 따라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공급망(SCM) 역량을 기반으로 부품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S 시리즈 판매 동력을 이어가고 갤럭시Z 폴드와 갤럭시Z 플립 등 폴더블 카테고리 대중화를 추진,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쟁력 있는 중저가 5세대(5G) 이동통신 신모델 판매를 극대화하고 태블릿·PC·웨어러블 사업 성장을 추진해 견조한 수익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네트워크 사업은 국내외 사업자 5G 상용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신규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CE부문, 2분기 스포츠 이벤트 기대…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판매 추진
CE부문은 1분기 매출 12조9900억원, 영업이익 1조1200원을 달성하며 둘다 1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TV 시장 수요는 성수기였던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선진 시장 중심의 수요 강세로 작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QLED·초대형·라이프스타일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해 작년 동기 대비 판매가 늘었다.
1분기 생활 가전은 펜트업 수요가 지속되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다. 회사는 생산 모듈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로 실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TV 시장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영향으로 전년 대비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회사는 네오 QLED, 마이크로 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홈시네마, 홈엔터테인먼트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하반기 생활 가전 시장은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는 소비자 취향에 맞춘 혁신 제품과 뉴라이프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간거래(B2B), 온라인 채널 등을 강화해 성장을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시장에 선보인 '비스포크 홈'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출시한다.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시장에서 차별화 기술인 무풍 대세화로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