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 나란히 실적 신기록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분기에도 주력 분야 성장을 바탕으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이어지면서 역대급 상반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컨센서스(실적전망치)는 매출 61조6756억원, 영업이익 10조5425억원으로 예상된다.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약 5% 줄지만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10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해 2분기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29.4% 각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3분기(12조3532억원) 이후 2분기 만에 10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유력하다.
1분기에 다소 부진세를 보인 반도체(DS) 부문이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분기 DS 부문은 미국 오스틴공장에서의 생산 차질과 투자비 증가 등으로 3조3700억원의 영업이익 기록에 그쳤다.
그러나 2분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버용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미국 오스틴공장 재가동에 따른 비메모리 출하량 회복까지 겹치면서 2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갑절 가까이 늘어난 6조원 후반에서 7조원까지 전망된다.
LG전자도 가전·TV를 중심으로 2분기에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6조9441억원, 영업이익 1조1132억원으로 전망된다. 전 분기에 매출(18조8095억원), 영업이익(1조5166억원)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서는 이번 분기는 다소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무려 124.7%나 각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2019년 이후 12년 만이다. 2분기부터 휴대폰 사업이 중단, 영업손실로 처리돼 1분기 영업이익은 애초 발표보다 약 2800억원 늘어난 1조8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 사상 첫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적 상승은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등 여름 가전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스타일러, 건조기 등 신가전 판매가 고공 성장을 이어 간 게 컸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3대 주요 생활가전의 1분기 생산량은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했는데 이번에도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여기에 프리미엄 TV '올레드 TV'는 거의 매 분기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올레드 TV 출하량은 79만2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갑절 이상 늘었다.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1분기 적자 폭을 7억원까지 줄인 전장(VS)사업부까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거들면서 LG전자 전 사업 부문에서의 고른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상반기 전반에 걸쳐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 LG전자는 전장사업 개선 등 호재가 있지만 동남아·인도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