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SK스퀘어 기업분할은 'SK텔레콤 2.0 시대' 개막 선언이나 다름없다. SK텔레콤, SK스퀘어는 각각 디지털인프라와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 유치에 최적화된 기업구조를 확립한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통신에 가려졌던 비통신사업을 새롭게 평가받고, 통신을 넘어 새로운 첨단 분야 투자에 나서려는 포석이다.
◇새로운 기업 정체성 확립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각자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한다. 당장 SK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중심으로 디지털 인프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F&U신용정보, 서비스탑, 서비스에이스, SK오앤에스를 자회사로 거느린다. 구독 서비스 'T우주'를 온·오프라인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와 연계한 메타버스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사업은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산업용 IoT 사업을 확장한다.
신설법인인 SK스퀘어는 반도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콘트롤 타워 체계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선제 집행한다. SK스퀘어 산하에는 16개 회사를 편제한다. 대상 회사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나노엔텍, 스파크플러스, SK텔레콤 CST1, SK텔레콤 TMT 인베스트먼트, ID 퀀티크, 테크메이커가 포함된다.
◇아마존 등 글로벌 투자 가시화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단행한 가장 큰 목적은 정부 규제와 불안정한 기업 구조 등 기존 투자 걸림돌을 해소해서 시장으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SK텔레콤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업 분할로 재탄생하는 SK스퀘어는 ICT 전문투자회사로서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아마존이 SK스퀘어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 유치에 대해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아마존과의 협업이 기대 이상으로 잘돼 만족하고 있고, 아마존이 SK스퀘어 주주로 참여하는 것 또한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운 투자자는 추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 양쪽 모두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해외 IR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주주 호응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대표는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는 만큼 반도체 분야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성과를 보여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SK스퀘어는 내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분야에 대한 M&A 또는 투자 성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임직원 책임 경영강화를 위해 모든 임직원에게 자기주식 각 100주씩(주당 약 30만원)을 교부하기로 의결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