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신규 반도체 공장을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사실상 확정했다. 삼성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은 기존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과 테일러 신규 공장 투 트랙으로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레고리 애벗 텍사스주 지사가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한국시간 24일 오전 8시)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신규 공장 부지 선정과 관련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0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해외 단일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내년 착공, 오는 2024년에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설 테일러시는 오스틴 제1공장과 약 40㎞ 떨어졌다. 신공장 부지는 도로 등을 포함해 485만여㎡로, 기존 오스틴 공장보다 약 4배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시는 최근 2억9200만달러(34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의결하며 제2 파운드리 공장 유치에 공을 들였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일과 19일 백악관 고위 인사와 미국 의회 핵심 의원을 잇달아 만나 반도체 2공장 투자에 대한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확정으로 TSMC와 파운드리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 역시 120억달러(14조원)를 투자,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4%로 2위지만 1위 TSMC(58%)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양사 모두 2024년 미국 신공장 완공을 목표로 잡고 있는 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신공장 건설과 관련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보다 앞서 21일과 22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반도체·세트 연구소인 DS 미주총괄(DS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잇달아 방문해 인공지능(AI), 6G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을 격려했다. 이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시스템반도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플랫폼 혁명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혁신 분야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기존 오스틴 공장과 투트랙 운영
'170억달러' 해외 단일 투자 최대
내년 착공해 2024년 양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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