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발간한 '2022 인터넷 가치사슬' 보고서에 따르면 포털·동영상·전자상거래 등 온라인서비스는 2015~2020년 네트워크 서비스에 비해 갑절에 가까운 19%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 시장의 매출 격차는 크게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생태계는 과거 텍스트 위주 서비스에서 온라인 영상이 주류가 되면서 새로운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망 투자 분담을 둘러싼 세계 시장의 논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트워크 시장, 전체 인터넷 생태계 성장률보다 낮아
보고서는 인터넷 생태계 구성 요소를 △콘텐츠 권리(IPTV, 프리미엄 인터넷 등) △온라인서비스(포털, 동영상, 온라인상거래, 게임 등) △이네이블링 테크놀로지(사물인터넷, 전자결제솔루션,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서비스 등) △네트워크 접속(유무선 통신, 위성망 운영·접속 등) △이용자인터페이스(인터넷 연결을 위한 하드웨어,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로 분류했다.
글로벌 인터넷 생태계는 2015년 3조3000억달러에서 2020년 6조7000억달러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산업별 격차는 뚜렷했다. 5년간 IPTV 콘텐츠 권리 시장은 연평균 23%, 온라인서비스는 19%, 이네이블링 테크놀로지는 13%, 네트워크 접속서비스는 11%, 이용자 인터페이스는 6% 성장했다. 네트워크 시장의 성장률은 구성 요소 가운데 4위에 그쳤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 측면에서 인터넷을 바탕으로 창출되는 온라인서비스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데이터트래픽, 소수기업에 집중
네트워크에 부담을 가장 크게 지운 건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으로 지목됐다. 온라인동영상 시장은 2020년까지 1050억달러 규모를 형성했다. 2015년부터 매년 23% 성장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은 다른 서비스에 비해 네트워크에 직접적이고 거대한 부담을 유발했다. GSMA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데이터트래픽은 18만1131페타바이트(PB)를 기록했고, 영상·음악스트리밍 서비스가 78%를 차지했다.
데이터트래픽은 소수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GSMA가 샌드바인을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 세계 데이터트래픽 1위는 알파벳(구글)으로, 전체 21%를 차지했다. 2위는 메타(페이스북)가 15%, 3위는 넷플릭스(9%) 등 소수 3개 기업이 세계 데이터트래픽의 45%를 차지한 셈이다. 구글과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
◇망 투자비용 분담 요구 커질 듯
통신사는 설비투자(CAPEX)에서 약 20%를 네트워크 유지·보수·업그레이드에 투입해야 하는 반면에 인프라투자 수익률은 6~11%에 그치고 있다. 보고서는 통신사 본업인 네트워크 투자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통신사가 부동산 자산 활용, 신사업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통신사 입장에서 쓰여졌다. 하지만 글로벌 컨설팅기업 키라니의 연구에 기반해서 글로벌 인터넷 시장 지형도와 성장 현황을 보여 주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GSMA는 데이터 트래픽 비용 분담에 대한 불균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세계 규제 당국을 대상으로 거대 콘텐츠 제공(CP)의 망 이용대가 부과와 기금 조성 등 요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