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육성을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한다. 산업 현장 의견을 수렴해 글로벌 시장 초기 단계인 AI반도체 시장을 선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대규모 정부 지원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24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으로 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해 AI반도체 분야 기업인·전문가와 현장간담회를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반도체가 그 자체의 중요성을 넘어서 산업 경쟁력과 국가안보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상징적 의미를 갖는 첫 현장방문으로 AI반도체 기업을 선정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기회로, AI 반도체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내달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종호 장관의 첫 산업 대책이다. AI반도체 기술과 산업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인력양성 정책이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정부 연구개발(R&D)과 민간투자를 통해 AI반도체 상용화가 본격 시작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국산 반도체를 실제 사용해보고 검증할 수 있는 실증사업을 전개해 품질을 높인다. 반도체 관련 인력양성을 위해서도 산·학·연·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최종안을 조율하고 있다.
이 장관은 AI반도체 분야는 아직은 초기 단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며, 우리 기업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자신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우리가 부족했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며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노하우를 접목하고 인력 양성을 확대하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도 반도체에 대해 굉장히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굉장히 어깨가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도 말했다.
간담회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대학, 스타트업의 칩 제작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관심과 투자를 요청했다. 종합토론에는 사피온코리아, 모빌린트, 딥엑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등 반도체 개발기업과 연구계 관련 전문가가 참석해 국산 AI 반도체 도입 촉진방안과 애로사항, 정부 지원사항 등을 논의했다.
과기정통부는 AI반도체뿐 아니라 AI·5G·우주·양자·바이오 등 전략기술 분야별로 다양한 산업·연구 현장방문을 통해 민간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모든 정부 부처에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한 상황에서 이를 전담할 2차관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2차관 쪽에 규제가 많지만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다”면서도 “2차관이 빨리 와야 다른 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