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 평택캠퍼스 3공장(P3)을 가동했다. 지난 7월부터 P3에 낸드플래시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웨이퍼 투입을 시작했다. 2020년 기초공사에 들어간 지 2년여 만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는 7일 평택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택과 집중'에 따른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경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에 선포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2030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에 대해선 “'어떻게 1등을 만드냐'를 고민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경 대표는 “내년 양산 예정의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세대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다”면서 “3나노 공정을 적극 개발하고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던) 4, 5세대 공정의 성능 개선도 집중하면 내년 말 삼성전자 파운드리 모습이 지금과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3나노 공정 기술력에 기대를 걸었다. 성능 논란을 겪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에 대해서는 “현재 개발 역량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과 경쟁력 회복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P3 낸드플래시 양산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 P3는 단일 라인 길이만 700m로 반도체 제조 시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면적은 99만1000㎡로 축구장 25개 크기와 맞먹는다.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서 '반도체 동맹'을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에 맞춰 P3에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등 첨단공정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평택캠퍼스 내 4공장(P4) 착공 준비작업도 착수했다. 착공 시기와 적용 제품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2015년부터 조성한 평택캠퍼스는 총면적이 289만㎡에 이른다. 기흥캠퍼스(145만㎡)와 화성캠퍼스(158만㎡) 면적을 합친 수준이다. 평택캠퍼스에는 가동하고 있는 3개 라인 외에 3개의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올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기흥 R&D 단지 기공식을 열었다. 내년까지 반도체 업황이 어둡다는 전망에 수긍하면서도 “기본적인 투자 방향은 시황과 무관하게 일관적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미국의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 제한 조치 등 대외 환경 리스크에 대해서는 “중국에 공급하는 비중이 적지 않고 중요한 시장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을 59억8000만달러(약 8조2494억원) 기록했다. 점유율 33%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이후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