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 3분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최근 발표된 증권가 3분기 실적 전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79조5883억원, 영업이익 13조39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8% 늘고, 영업이익은 15.29% 감소한 수치다.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은 13조93억원, 영업이익은 3조216억원으로 전망됐다. 작년 3분기 대비 매출은 10.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7.57% 줄어든 금액이다. 반도체 가격은 하락한 반면 비용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약 70%, 낸드플래시는 53%에 달한다.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은 우선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PC, 스마트폰, 가전 등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 크다. D램 가격을 떠받쳐온 서버 수요도 기업 비용 절감에 따라 향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생산 비용 증가, 부품 병목 현상 등 대외 악재들도 쌓여있다.
세계 반도체 기업 역시 수요 둔화에 대비해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의 원인을 대규모 재고 조정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면서 “재고 조정 기간이 최소 2023년 초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전했다.
반도체 산업이 혹한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 속에서도 국내 업체는 신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극복에 집중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 대표는 지난 7일 평택캠퍼스 미디어 투어에서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불황기에 투자를 적게 한 것이 호황기에는 안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며 “시장의 업앤다운(Up & Down)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꾸준한 투자가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 “기업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시나리오에 맞게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며 투자 적극 나서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평택캠퍼스 3라인(P3)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평택 4라인 착공을 위한 준비작업에도 착수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5년간 15조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 M15X를 짓기로 했다. 메모리 업황이 2024년부터는 서서히 회복돼 2025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 속에 국내 업체가 차세대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