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이 자국 내 신규 공장 착공에 잇달아 들어갔다.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반도체법'이 통과되면서 시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서 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5년 이후 D램을 생산한다. 마이크론은 아이다호 공장 건설에 150억달러(약 20조6085억원)를 투자한다.
마이크론의 아이다호 공장 투자는 10년 안에 미국 D램 생산량을 전체 생산량 대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마이크론은 2030년 메모리 매출이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위축됐지만 데이터센터·자동차·모바일 시장에서 인공지능(AI)과 5세대(5G) 통신이 채택되며 장기 수요 충족을 위해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이크론은 아이다호 공장에 극자외선(EUV) 공정 장비를 비롯해 최첨단 제조 공정을 도입한다.
마이크론은 별도의 미국 내 제조 공장 입지 선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미국 반도체법이 발효되자 아이다호 공장 건설을 포함해 2030년까지 400억달러(55조12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법으로 제공되는 보조금 덕분에 투자가 가능했다”면서 “마이크론 공급력을 향상하고 미국을 위한 전략적 역량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9일에는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오하이오 공장 착공식은 7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인텔이 반도체법 의회 통과를 촉구하며 무기한 연기에 들어갔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반도체법이 통과되자 오하이오 공장 착공식 재개 의사를 밝혔다. 착공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했다.
인텔은 오하이오 공장 건설에 200억달러(27조4940억원)를 투입한다. 인텔은 이번 투자가 급증하는 첨단 반도체 수요를 충족시키고 '종합반도체기업(IDM) 2.0' 전략 핵심인 파운드리 사업에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은 공장 구축을 통해 일자리 1만개 이상이 직간접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은 지역 인재 양성과 반도체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해 10년 동안 1억달러(1373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