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7년부터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1.4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을 상용화한다. 지난 6월 세계 최초의 3나노 공정 양산에 이어 1.4나노 역시 최초로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2027년까지 '비(非) 모바일' 제품군 매출 비중을 50% 이상 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파운드리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삼성전자는 GAA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통해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각각 도입한다. 1.4나노 반도체 공정 양산 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SMC는 지난 5월 대만 매체를 통해 1.4나노 연구개발 계획이 알려졌지만 양산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가장 먼저 GAA 구조로 전환한 삼성전자는 최선단 공정을 연이어 최초로 양산하며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한다. GAA는 반도체 내 전류를 제어하는 게이트와 채널 접합면을 기존 3면에서 4면으로 늘려 기존 핀펫 구조보다 전류를 세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 세계 최초로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선단 공정 생산능력도 올해 대비 3배 이상 늘린다. 현재 경기 평택·화성과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선단 공정 파운드리 제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건설될 테일러 2공장은 '셸 퍼스트' 전략으로 진행한다. 셸 퍼스트는 클린룸을 선제 건설하고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설비 투자로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글로벌 라인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공정 미세화와 함께 반도체 이종 집적 패키징 기술도 고도화한다. 2024년에 마이크로 범프를 활용한 3D 패키징 '엑스큐브'(X-Cube)를 출시하고 2026년에는 범프가 없는 엑스큐브를 개발한다.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범프를 미세화하거나 직접 연결함으로써 더 많은 입출력(I/O) 단자를 배치할 수 있다. 패키징은 반도체 미세화 한계를 보완하며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2.5D 패키지 기술 아이큐브(I-Cube)와 2020년 3D 패키지 엑스큐브를 선보이며 적층 기술을 고도화했다.
삼성전자는 2027년 비메모리 매출 비중을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고성능컴퓨팅(HPC), 차량용 반도체(오토모티브), 5G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올해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는 팹리스 고객·협력사·파트너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56개 설계자산(IP) 파트너에 4000개 이상 IP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성능, 납기, 가격경쟁력 등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신규 팹리스 고객을 발굴한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스타트업 등도 적극 유치한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존재의 이유”라면서 “삼성전자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파트너로서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