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 내년 3.6% 역성장

가트너, 내년 5960억달러 규모 전망
5월 7000억달러서 연이어 하향조정
D램, 185 줄어든 742억달러로 추산
낸드,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과잉 예측

세계 반도체 시장, 내년 3.6% 역성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가트너가 제시한 반도체 시장 규모 및 성장률 전망

새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3% 이상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가 공급 과잉을 촉발, 공급망 불균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8일(현지시간)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대비 3.6% 감소한 5960억달러(약 797조원)를 형성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4월 2023년 반도체 시장을 7000억달러(성장률 3.6%)로 예측한 가트너는 지난 7월 이를 수정(6230억달러, -2.5%)한 데 이어 또 한 번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도 7월 예상보다 3.4%P 낮은 4%로 수정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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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고든 가트너 부사장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단기 전망이 악화했다”면서 “세계 경제의 급속한 악화와 수요 감소는 2023년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현재 반도체 시장 구도가 소비자와 기업으로 양극화됐다고 봤다. 네트워킹, 컴퓨팅, 산업, 의료, 상업 운송 등 기업 중심 시장은 거시 경제 둔화와 미·중 대립 등에도 탄력적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 소비자 시장과 달리 기업이 장기적으로 세운 전략적 투자 계획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비자 중심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득 감소가 여행,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반도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PC, 생활가전 등 주요 반도체 탑재 품목이 소비자 구매 품목에서 뒷순위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침체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 고객사의 단가 인하 압력이라는 삼중고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D램 메모리 시장은 내년 3분기까지 공급 과잉 상태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내년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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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는 올해 D램 메모리 시장 규모를 작년 대비 2.6% 감소한 905억달러(약 120조6900억원)로 봤다. 내년은 이보다 18% 줄어든 742억달러(약 98조9500억원)로 전망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올해 3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2023년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올해보다 13.7% 축소된 594억달러(약 79조1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고든 부사장은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소비자 시장 수요는 위축되겠지만 기업들의 투자에 따라 전체 소비량은 상대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