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예고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새 역사를 썼지만 수요 둔화와 인플레이션 등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은 타격이 예상된다. 새해 상반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반등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매출 308조4600억원, 영업이익 47조2600억원이 전망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0%가량 증가하되 영업이익은 7%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치에 부합할 경우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연 매출 '300조 시대'를 연다. 가전·TV·스마트폰 수요 둔화 속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매출 새 역사를 쓰지만 분위기는 무겁다. 올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작년동기 대비 40% 이상 급락한 8조원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수익을 뒷받침하던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4분기에 2조~3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갈수록 하락하는 D램 가격과 수요 둔화로 가전·TV 등 재고가 급격히 쌓인 영향이 컸다.
LG전자는 올해 연 매출 '80조 시대'를 처음 열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올해 매출은 84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3조9900억원으로 내다봤다. 작년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2%가량 늘어난 규모다.
LG전자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지만 수익성 고민은 크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에 비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마지막 4분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최대 5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51.9% 하락한 3259억원으로 컨센서스(5454억원)를 하회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TV 수요 부진 속에 재고 축소 노력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LCD TV 가격 하락으로 OLED TV 판매 정체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2023년 1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73조9500억원, 영업이익 6조93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51% 하락하는 수준이다. 메모리 가격 하락과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 분야 수요 둔화, 인플레이션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버, PC, 스마트폰 수요 급감에 따른 D램 재고 부담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LG전자는 같은 분기 매출액 21조2800억원, 1조6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소폭 늘지만, 영업이익은 44% 떨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본다. 수익성 악화 주요인으로는 TV 사업 부진이 꼽힌다.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수요 둔화가 가속화된 탓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TV가 통상적인 수익성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OLED TV는 미니 LED 및 QD-OLED TV와 경쟁이 심화할 것이고, OLED 패널의 가격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