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투과율 88% EUV 펠리클 개발…핵심부품 내재화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펠리클'의 국산화에 다가섰다. 투과율 88% 펠리클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EUV 펠리클은 그동안 외산이 독점하던 것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화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투과율 88% 펠리클 제품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2021년 파운드리 포럼에서 EUV 펠리클 자체 개발 소식을 알린 지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당시 삼성전자는 82% 투과율의 펠리클 기술을 확보했고, 2022년까지 투과율 88% 제품 양산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실제 공정 적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제품이 개발돼도 칩 제조 공정 투입 여부는 파운드리 고객사(팹리스)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펠리클을 적용하면 반도체 제조 시간(팹인·팹아웃)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투과율 88% EUV 펠리클 개발…핵심부품 내재화

삼성전자가 EUV 펠리클 개발에 뛰어든 건 미래 수요 대응과 공급 다변화를 위해서다. 현재 EUV 펠리클 시장은 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미쓰이화학이 선점하고 있다. 펠리클 수급이 본격화되면 외산 제품 의존도가 높아진다. 아직 펠리클 사용량이 많지 않은 삼성이지만 EUV 수요가 늘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선제 투자가 필요하다. TSMC도 EUV용 펠리클 확보를 위해 자체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EUV 펠리클 수요가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V 펠리클.(ASML 제공)
EUV 펠리클.(ASML 제공)

삼성전자는 EUV 펠리클 자체 개발 외에도 국내 주요 소재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에스앤에스텍과 에프에스티에 투자, EUV 펠리클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투과율 90% 안팎의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EUV 펠리클 공급 창구를 다각화해서 수급 안정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1~2년 안에 국산 EUV용 펠리클이 상용화, 양산 라인에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펠리클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쓰는 제품이다. 웨이퍼에 찍을 회로가 그려진 포토마스크의 덮개 역할을 한다. 공정 오염을 최소화, 포토마스크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EUV용 포토마스크는 수억원에 이르는 만큼 펠리클을 적용하면 비용 절감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5나노 공정 이하에서는 포토마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면서 펠리클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ASML 노광 공정 이미지
ASML 노광 공정 이미지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