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틴이 극자외선(EUV) 공정 분야에 진출한다. 초미세 회로 불량을 일으키는 '미세 정전기' 제거 장비를 개발했다. EUV는 초미세 반도체를 구현하는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다.
넥스틴은 최근 EUV 공정에 쓸 수 있는 미세 정전기 제거 장비를 개발했다. '레스큐(ResQ)'로 알려진 이 장비는 하반기 공급을 목표로 상반기 고객사에서 양산 성능 평가에 들어간다. 넥스틴이 EUV 관련 제품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반도체 제조에서 정전기 제거는 필수다. 순간적인 전압으로 반도체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공기 이온을 이용, 정전기를 중화하는 방법이 활용됐다. 하지만 이는 100나노 안팎 성숙 공정에서 주로 활용됐다.
EUV 공정은 10나노 이하 초미세 회로를 구현해야 하는 만큼 보다 작은 정전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넥스틴은 독자 기술로 미세 정전기를 중화하는 장비를 만들었다. 지난해 4월 인수한 자이시스와 힘을 합친 결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전(前) 공정에 적용되는 패턴 검사 장비를 개발, 판매해온 넥스틴은 신장비로 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EUV가 5나노·7나노 등 초미세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 때, 또 D램 제조에 활용되는 만큼 이들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EUV 공정에서는 박막을 형성할 때 미세 정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수준의 정전기도 회로 선폭이 줄어들면서 위험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넥스틴은 EUV용 장비 외 전 세대 대비 처리량(스루풋)이 30% 개선된 신형 검사 장비도 개발했다. 초미세 패턴 결함과 이물질(파티클)을 검사하는 용도다.
이 밖에 3차원(3D) 메모리 검사 장비와 전체 공정을 신속 검사하는 매크로 장비도 개발을 마쳐 고객사 평가를 앞두고 있다.
넥스틴은 장비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신규 클린룸을 마련했다. 장비 생산 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넥스틴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학식 검사 장비에 더해 미래 먹거리로 EUV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넥스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EUV 장비가 새로운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성과를 가시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