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R&D)에 총 24조원을 투자한다. 1996년 아산 공장 이후 29년 만에 국내 공장을 신설하고 고객 맞춤형 목적기반 차량(PBV)을 생산, 전기차 분야 글로벌 톱3로의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도 화성에서 기아 전기 PBV 전용공장 착공 기념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1조원을 들여 기아 전기 PBV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그룹의 첫 국내 신설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양산 시점은 2025년 하반기로, 중형 PBV 15만대 규모의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PBV는 이용 목적에 맞춰 맞춤형으로 설계 제작하는 신개념 이동 수단이다.
기아 공장 신설은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8년 동안 전기차 라인업 확대, 전동화 부품 전환, 지역 상생 발전 등 24조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아산·전주·울산 공장과 기아의 화성·광주 공장 등에 생산 설비를 구축, 2030년까지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 국내 기준 연간 151만대를 생산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늘려 2030년 전기차 판매 톱3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7위, 중국 내수 중심 브랜드를 제외하면 4위권이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후방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5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 협력 프로그램도 내놨다.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직접 거래가 없는 2·3차 협력 업체에도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정부도 국내 자동차산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아 화성 공장을 필두로 경기 남부를 세계 최고의 전기차(화성)·반도체(용인·평택)·IT(성남판교)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자동차 산업은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기업들이 이러한 혁명적 전환에 발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R&D, 세제 지원 등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의 투자 계획에는 “세계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도 원팀으로 뛰겠다”고 힘을 보탰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 대한민국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으로의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국내 전기차 R&D,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