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속 웨이퍼 업체들의 1분기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 톱5 웨이퍼 업체들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일본 신에츠화학과 섬코 1분기 매출이 작년 4분기 대비 각각 10%,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신에츠는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직전 분기 대비 웨이퍼 매출이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섬코는 작년 4분기 1174억엔(약 1조1173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99억엔(약 1조459억원)으로 줄었다.
독일 실트로닉도 14.3% 줄었다. 실트로닉 1분기 매출은 4억440만유로(약 5761억원)였으며, 직전 분기는 4억7210만유로(약 6725억원)였다.
반면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는 1분기 매출 186억1615만대만달러(약 7999억원)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 183억8777만대만달러(약 7901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우리나라 SK실트론 역시 1분기 매출 5798억7453만원을 기록하며 작년 4분기 5721억5494만원보다 늘어났다. 반도체 시장 불황에도 매출이 각각 전 분기 대비 1.2%, 1.3% 증가했다.
세계적인 웨이퍼 출하량 감소에도 톱5 실적 희비가 갈린 원인으로 자국 반도체 기업의 유무가 거론되고 있다. 다수 반도체 기업이 감산 등으로 웨이퍼 수급을 줄이며 물류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국 웨이퍼 기업 물량을 택했을 가능성이다.
우리나라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글로벌 1~2위인 삼성전자(D램 1위·낸드플래시 1위·파운드리 2위)와 SK하이닉스(D램 2위·낸드플래시 5위), 대만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글로벌 1위 TSMC가 있다.
글로벌 웨이퍼 출하량 감소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2위 기업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1분기 웨이퍼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출하량 감소가 상위 기업에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는 당장 수요뿐만 아니라 통상 3~9개월 뒤 반도체 수요를 고려해 주문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반등의 여지가 있다”며 “다수 시장조사업체가 3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는 만큼 웨이퍼 출하량이 다시 늘어나고 기업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