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년기획] 'AX' 본격화, 이 직업을 주목하라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AI에 최적화한 직업군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부터 연구개발(R&D), 시험·인증, 제품·서비스 출시 단계까지 AI에 특화한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AI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물론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이터 엔지니어', AI를 활용한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솔루션 개발자', 외부 침입으로부터 AI 시스템을 지키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 AI와 로봇을 융합할 '로보틱스 엔지니어' 등이 유망 직종으로 꼽히고 있다.

산업계는 이제 막 개화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간기업을 비롯해 주요 기관·대학은 저마다 AI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 인재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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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 엔지니어

'구글포토'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류한다. 사람의 얼굴은 물론 사물이나 심지어 고양이 같은 동물 얼굴도 정확하게 판별한다. 방대한 양의 이미지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한 결과다.

구글포토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이나 산업에서 AI 활용은 확대되고 있다. AI의 하위집합인 머신러닝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챗GPT 같이 자연어를 이해하는 기술이나 넷플릭스에서 자동으로 드라마 감상 취향을 찾아내 추천해주는 서비스, 제조사의 내년 수요 예측까지 머신러닝이 알게 모르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한다.

머신러닝은 많은 양 데이터를 제공해 명시적으로 프로그래밍하지 않고 신경망과 딥 러닝(Deep Learning)을 사용해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AI의 하위 집합으로 분류된다. 방대한 알고리즘 데이터를 분류하거나 예측하고 데이터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필수 기술이다. 빅데이터가 쌓이면서 데이터 과학이 발전할수록 머신러닝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기계 학습 모델, 알고리즘 설계·구현·최적화에 전문화된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다. 머신러닝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만큼 AI가 확대될수록 주목받는 엔지니어로 꼽힐 전망이다. AI 기술과 시스템 신뢰를 보장하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머신러닝이 쓰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머신러닝 핵심 알고리즘을 구현하면서 인공지능(AI) 시스템 실험과 테스트를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머신러닝 시스템을 직접 설계한다. 머신러닝 정확도를 높이면서 양질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데이터·알고리즘을 다룰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AI 시스템을 활용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인력으로 꼽힌다.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향후 미래에 더 각광받을 직업군이다. 상품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야하는 제조업, 이미지 분석을 활용해야 하는 의료, 디지털변환(DX)을 추진하는 기업에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분야에서 경험을 계속 축적거나 특화된 전문성을 갖춘다면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모니터링하고 코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모니터링하고 코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가

챗GPT 등 생성형 AI의 출현은 대규모 학습을 할 수 있는 데이터 덕분에 가능했다. 데이터, 특히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지 여부에 AI 발전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AI 기술이 금융, 유통, 정보통신(IT)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융·복합하며 데이터 분석가 수요도 커지고 있다.

AI 기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정보시스템부터 건물·도로·철도·상하수도·댐 등 각종 인프라에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그 결과를 시각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민간분야로 예를 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카페·레스토랑의 혼잡도, 병원 예약현황, 은행 대기번호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건설·제조현장에서도 위험이 될 각종 데이터를 학습하고 실시간 분석해 중재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인파가 몰리는 공연장, 국지성 호우로 인한 홍수피해 현장 등에서도 AI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고도화한다면 제2의 이태원 사고, 제2의 오송 지하차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AI는 GPT를 학습시키기 위해 온라인상의 데이터를 크롤링 방식으로 확보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에는 저작권이 포함된 데이터와 개인정보, 금융 데이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미 싱가포르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 '허용되는 이용'을 규정하고 2021년 '컴퓨터를 이용한 데이터분석' 조항을 신설했다. 산업계의 데이터 분석을 위한 명시적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초거대 AI 시대에는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분석을 하는 생성형 AI가 적법하고 공정하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수집·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AI 기술을 개발·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저작권법, 개인정보보호법, 금융정보보보헙 등 관계 법령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과 책임이 커질 전망이다. 저작권 보호 대상인 데이터를 AI 학습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 법을 준수하고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역량을 겸비해야한다.

사이버 보안 캠페인
사이버 보안 캠페인

◇사이버 보안 전문가

AI 산업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관련 유망직업으로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떠오르고 있다. AI 발달에 따른 사이버 보안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직업의 수요도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사이버 보안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는 추세인 탓에 주목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사이버보안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이미 정부는 디지털 환경에서 국민의 안전한 삶을 보호하고 디지털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이버위협 대응과 공급망 보안, 데이터 보호 등의 기술에 2022년 928억원을 투입했다.

아울러 사이버공격에 효과적·효율적 대응을 위해 억제·보호·탐지·대응 등 4대 대응 체계 중심의 기술개발 추진하고 있으며 경찰청 등 수사기관과 협력해 사이버공격 근원지를 추적하거나 해킹 조직 분석 등 기술을 확보하는 등 사이버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협에 대응해 SW·HW 제품에 숨겨진 보안 취약점을 탐지하고 제품 구성요소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공급망 보안 기술 개발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 IoT 발달에 따라 홈네트워크 등에서의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하는 기술 등을 개발하거나 이를 활용하는 분야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도래한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비대면 환경 속 가상 경제 생태계 보호 등의 분야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ICT 융합 공공 서비스·인프라에 대한 암호화된 사이버 위협을 선제적 탐지·대응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필요하다.

사용자의 상황·감정을 분석해 음악·라디오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CES 혁신상 등을 수상한 정우주 인디제이 대표는 AI 기술 발달에 따라 해킹 가능성이 커지기에 단기간에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몇천 년 이상 학습 속도로 AI가 사이버 보안의 위험성을 찾게 되면 그것을 방어할 AI나 보안 전문가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계가 스마트 병원을 선도하기 위한 의료진 역량 강화에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주말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에서 의료진이 메타퀘스트 프로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정형외과 복합골절 수술 교육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보건의료계가 스마트 병원을 선도하기 위한 의료진 역량 강화에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주말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에서 의료진이 메타퀘스트 프로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정형외과 복합골절 수술 교육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전문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교육, 헬스케어, 디자인, 군사 등 활용 분야도 산업 전반을 확대되는 추세다.

VR·AR 전문가는 사용자의 요구와 목적에 따라 각종 콘텐츠와 시스템을 기획·개발해 3D 모델링 등의 기술을 게임, 비행기 조종훈련, 가상모델하우스 등의 응용분야에 적용해 가상의 시공간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들은 VR·AR 환경에서 이용자가 실제와 유사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차원 컴퓨터그래픽스, 3차원 오디오, 촉감(Haptic) 등의 기술을 이용해 가상현실시스템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개발한다.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VR전문가는 '이용자가 실제 세계와 유사한 느낌이 들도록 컴퓨터로 3차원 가상현실시스템을 개발하는 직무'로 정의된다. 이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가상세계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개발 발향을 설정해 신제품을 기획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와 3차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프로그래밍한다.

AR전문가는 '모니터나 스크린, 스마트폰의 액정 등의 화면을 통해 현실세계에 각종 정보 및 가상현실을 합성하는 증강현실시스템을 개발'하는 직무다. 원격 의료 진단, 제조공정 관리 등 AR이 사용되는 상황에 따른 시스템을 파악해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VR·AR 관련 자격으로는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게임그래픽전문가, 게임기획전문가, 멀티미디어콘텐츠제작전문가 등이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향후 10년간 VR·AR 전문가 일자리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2031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VR·AR 전문가가 속한 상위 직업군인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는 2021년 약 18민1000명에서 2031년 약 24만7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3.2%다.

인공 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가 오는 6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세계로보컵연맹 등이 주최하는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앨리스는 카메라를 통한 비전 이미지 기반 환경 인식, 임베디드 시스템 기반 인공지능을 구현한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히어로즈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앨리스의 자율주행 축구연습과 최종 테스트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인공 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가 오는 6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세계로보컵연맹 등이 주최하는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앨리스는 카메라를 통한 비전 이미지 기반 환경 인식, 임베디드 시스템 기반 인공지능을 구현한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히어로즈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앨리스의 자율주행 축구연습과 최종 테스트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로보틱스 엔지니어

로보틱스 엔지니어는 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산업·서비스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국내외 산업계에서 제조업 생산성 향상, 저출산 시대 노동력 부족 해소,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이라는 1석 3조 효과를 낸다. AI 기술 대중화에 따라 '더 똑똑한 로봇'을 개발하고 상용화로 연계할 실전형 공학자가 한층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로봇은 이미지·진동·가속도 등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국내외 대기업이 최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자율주행로봇(ARM)을 비롯해 작업자와 함께 일하는 협동 로봇(Collaborative robot), 사람 대신 작업하는 로봇팔(Robot Arms) 등 다양한 산업형 로봇에 AI를 적용하는 추세다.

로봇에 대화형 AI를 탑재해 인간과 직접 소통하면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생성형 AI를 활용해 로봇 스스로가 완전히 새로운 업무 형태를 만들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이 같은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2024년 10대 유망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부와 산업계는 전문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로보틱스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 로봇 산업진흥원(KIRIA)은 지난 2019년부터 로봇기반 혁신선도 전문인력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메커트로닉스, 전자·전기 등 로봇융합기술과 관련한 석·박사 과정 학생 277명을 지원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첨단로봇 산업 비전과 전략'에서 오는 2030년까지 국내 모든 산업에 100만대 이상 로봇을 보급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미래차, 드론 등 모빌리티 산업과 연계해 1만5000명 이상 인재를 양성하고, 연매출 1000억원 이상 지능형 서비스 로봇 전문기업을 30개 이상 키울 방침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