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양산을 시작했다.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것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보다 앞서서 시장 공략을 개시했다. 국내 기업이 주도해왔던 HBM 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26일(미 현지시간) “인공지능(AI)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업계 최고의 HBM3E 솔루션을 대량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HBM3E는 지금까지 적용 사례가 없는 최신 HBM으로 5세대에 해당한다. 마이크론은 8단으로 D램을 쌓아 24GB 용량을 구현했다. D램은 10나노급(1b) 제품을 적용, 첨단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적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특히 전력 효율이 경쟁사 대비 30% 우수하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객사는 AI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다. 마이크론은 이례적으로 고객사를 공개하며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 H200 텐서 코어 GPU에 HBM3E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HBM3E 양산에 성공하면서 메모리 시장 판도가 급변하게 됐다. HBM은 국내 메모리 제조사, 특히 SK하이닉스가 최근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이 국내 업체를 앞지르면서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로부터 HBM3E 성능 인증을 기다리는 중으로,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내에는 HBM3E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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