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26년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3차원 AP' 만든다

삼성전자 최신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
삼성전자 최신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
2나노 공정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
AP 등 첨단 시스템반도체 첫 시도
CPU·GPU 수직연결 고성능 구현

삼성전자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3차원(3D) 구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한다. 시스템 반도체나 메모리 등 서로 다른 칩을 수직 적층하는 방식으로,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다. AP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나노미터(㎚) 공정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 3D 적층 구조의 AP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6년까지 양산 가능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AP는 삼성 엑시노스나 퀄컴 스냅드래곤처럼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가 반도체 회로 블록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그러나 신경망처리장치(NPU)처럼 신규 코어가 들어가면서 기존 단층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다. 보다 많은 회로를 집적하려면 회로 선폭을 줄이거나 반도체 칩 크기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회로 미세화가 점점 느려지고, 모바일 AP 특성상 크기를 많이 키울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는 3D 적층(스태킹)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3D 적층 구조는 서로 다른 반도체(다이)를 위아래로 쌓는 것이 핵심이다. 마치 인공지능(AI) 메모리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CPU나 GPU 등 기능이 다른 반도체를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연결한다. AP에 필요한 메모리도 적층할 수 있다. 이 경우 AP와 메모리 간격이 줄어 신호 전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현재는 반도체 적층에 솔더볼(마이크로 범프)을 활용한다. 위·아래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이다. 삼성은 3D AP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방침이다. 솔더볼 없이 반도체 상하를 구리로 직접 연결하는 기술로, 저항이 낮고 신호 전달 거리가 짧아 고성능 칩을 구현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미지센서나 낸드 적층 등 제한된 영역에서 사용돼왔다. 삼성이 AP와 같은 첨단 시스템 반도체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현재 4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입출력 단자 간격을 절반 수준인 2㎛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더 많은 입출력을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AP의 입출력 단자 수가 많으면 보다 많은 신호를 외부와 주고받을 수 있어 성능이 좋아진다. 이를 위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 첨단 패키징을 담당하는 AVP 사업부가 협업하고 있다.

삼성이 3D AP 공정 기술로 자체 제품인 엑시노스를 만들지, 외부 고객사 AP를 위탁생산(파운드리)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AP 뿐 아니라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 칩까지 시스템 반도체에서 성능 고도화를 위한 3D 적층 시도가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이 시장을 노려, 파운드리와 3D 첨단 패키징을 결합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