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선도를 선언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HBM은 이미 솔드아웃됐고, 내년 역시 거의 판매가 완료됐다”면서 “세계 최고의 고객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SK그룹 편입 이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곽 CEO와 함께 AI 인프라 담당 김주선 사장, D램 개발 담당 김종환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 출동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로 불리는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과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외 알린 것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HBM은 단수가 높을 수록 용량이 늘어난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HBM3E 8단까지를 양산, 엔비디아에 독점적으로 공급했다.
최근 메모리 제조사들의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HBM 공급 과잉' 우려는 일축했다. 여전히 HBM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HBM 수요 성장률이 연평균 60%에 달할 것”이라면서 “HBM4(6세대 HBM) 이후에는 고객사들의 맞춤형 요구가 증가하면서 점점 수주형 성격으로 바뀌고 (HBM) 공급 과잉 리스크가 줄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이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수의 증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의 요인으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작년보다 더 수요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경쟁력을 좌우할 첨단 패키징에도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한 미국 인디애나 팹이 대표적으로, 2028년 하반기 HBM 양산 외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허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현지 대학 및 연구소 뿐 아니라 TSMC 등 주요 협력사와도 기술 개발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 사장은 “'AI 시대, 고객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준비된 기업이자, 업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 우리나라가 AI 반도체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