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국내 소재·부품·기업(소부장)에 투자했다. 인텔이 한국 소부장 기업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디에스테크노에 약 18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 8% 가량을 확보, 디에스테크노 4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인텔은 지난 2012년 국내 얼굴인식 소프트웨어(SW) 업체 올라웍스를 인수한 적이 있으나, 소부장 기업에 투자한 적은 없다.
1990년 사업을 시작한 디에스테크노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실리콘(Si), 쿼츠 등 반도체 제조 장비에 사용되는 소모성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회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만아니라 마이크론, TSMC, 인텔 등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에 소재·부품을 공급 중이다.
인텔이 디에스테크노에 투자한 건 공급망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자체 반도체 생산 위주에서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로 발을 넓혔는데, 2030년까지 대만 TSMC에 이은 세계 파운드리 2위에 오르기 위해 경쟁력 있는 소재부품 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모성 부품에 대한 공급망을 다변화해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사는 일반적으로 장비사가 제공하는 부품을 사용하는데, 이를 부품 기업으로부터 직접 공급받으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디에스테크노는 글로벌 장비사의 부품 협력사였던 곳으로, 인텔은 이 회사가 직접 공급이 가능할 정도로 품질 및 생산관리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에스테크노는 앞선 지난 2022년 삼성전자에서도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삼성에 이어 인텔에서도 경쟁력을 인정 받은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디에스테크노 매출은 지난 2014년 278억원에서 지난해 1032억원으로 4배 가량 늘었다. 생산능력도 확대 중이다. 2026년까지 원주 문막농공단지에 702억원을, 2028년까지 음성 대소산업단지에도 1504억원을 각각 투자하기로 하고 신규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