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스토렌트가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 착수한다. 다음달 엔비디아와 경쟁할 인공지능(AI) 개발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출시를 시작으로, AI 가속기 판매에 나선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로 유명한 짐 켈러가 이끄는 기업이다.
김홍욱 텐스토렌트 한국지사장은 최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TT-부다(BUDA)에 이어 다음달 'TT-메탈리움' 출시하고 AI 가속기 신제품 '웜홀'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T-부다, TT-메탈리움은 AI를 구현할 수 있는 SW 플랫폼이다. 텐스토렌트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쿠다(CUDA)'에 대응하기 위해 TT-메탈리움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쿠다는 엔비디아가 AI 시장을 석권할 수 있게 만든 핵심 SW다. 개발자들이나 엔지니어들로 하여금 반도체를 활용해 AI 서비스들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 결국 엔비디아가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텐스토렌트는 개방형 개발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쿠다 중심의 AI 개발자 생태계에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김 지사장은 “TT-메탈리움은 개발자가 텐스토렌트 하드웨어(HW)에 맞춤 커널을 작성하고 AI 모델을 최적화하는 로우 레벨 프로그래밍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며 “이러한 개방형 접근 방식은 쿠다와 대조된 것으로 개발자는 텐스토렌트 HW 성능을 AI 모델에 맞춰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텐스토렌트의 기존 SW(TT-부다)는 사용 AI 모델을 입력하면 HW가 이에 맞게 최적화되는 구조였다. TT-메탈리움은 주요 AI 모델에 대한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는 건 동일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세부 설정까지 조정할 수 있게 해 HW와 AI 모델 간 최적화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텐스토렌트는 신형 SW의 강점을 앞세워 AI 가속기에 대한 영업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AMD,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특성과 AI 워크로드 처리의 비효율성 때문에 고가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용해야 하지만, 텐스토렌트는 GDDR6를 사용하면서도 더 나은 성능에 비용 부담까지 줄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형 AI 가속기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텐스토렌트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 시장 공략을 준비했다. 지사를 설립하고 인력을 확충했다. 이제 제반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텐스토렌트는 RISC-V 기반 반도체 설계자산(IP) 라이선스 사업도 전개하는데, 이와 관련해 국내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지사장은 “현대차, 삼성, LG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텐스토렌트의 IP가 국내 고객사 제품에 통합되는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2나노미터(㎚)를 비롯한 자사 AI 가속기의 위탁생산 업체를 추가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텐스토렌트는 TSMC 6나노미터(㎚) 공정으로 '블랙홀'을, 삼성전자 4㎚ 공정으로 '퀘이사'를 각각 양산할 예정이며 2㎚ 공정은 라피더스와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장은 “라피더스와 맺은 2㎚ 협력은 독점적 계약이 아니다”며 “향후 멀티 파운드리 파트너십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TSMC, 라피더스 등 주요 파운드리와 모두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향후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제품별 추가 업체를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