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SK하이닉스에 도시바 공동인수 타진···성사 관심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를 선언한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SK하이닉스에 공동 출자를 타진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SK하이닉스가 홍하이와 공동 입찰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자세한 논의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폭스콘은 SK하이닉스가 이미 메모리 사업을 하고 있어 파트너가 되면 도시바 경영을 원활하게 계승할 뿐만 아니라 자금력을 보완할 수 있어 SK하이닉스에 공동 출자를 제안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폭스콘, SK하이닉스에 도시바 공동인수 타진···성사 관심
폭스콘, SK하이닉스에 도시바 공동인수 타진···성사 관심

궈타이밍 홍하이정밀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분 때문에 두 회사 간 제휴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4년 홍하이정밀은 최태원 회장의 SK C&C 보유 지분 4.9%를 인수했다. 2015년에는 SK C&C와 홍하이가 정보기술(IT) 서비스 합작사인 FSK홀딩스를 설립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스마트폰 `루나` 생산은 홍하이정밀이 담당한다. SK하이닉스는 투자펀드 등 금융기관과 함께 응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 SK하이닉스에 도시바 공동인수 타진···성사 관심

당초 20% 미만의 반도체 사업 지분만을 매각하기로 한 도시바는 지분 100%에 경영권까지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인수 예상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25조원에 이른다. 니혼게이자이는 출자 기업의 자금 부담이 커서 여러 회사가 공동 출자해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조사 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6%로 1위를 차지했다. 도시바(19.8%), 웨스턴디지털(17.1%), SK하이닉스(10.4%), 마이크론(9.8%)이 뒤를 이었다. 도시바 반도체 매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인 낸드플래시 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자세한 제안 및 접촉은 없었다”면서 “현재 홍하이와 협력 가능성 수준으로 언론에서 언급되는 내용 외에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만 자유시보는 홍하이가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TSMC와 도시바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 입찰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달 29일 입찰 제안서를 마감하고 6월께 인수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총 10개 이상의 기업이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입찰 참여설이 떠돈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인수 논의를 공식 부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앤디 구 메이디 부사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어떤 논의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