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파면]퍼스트레이디에서 정치입문, 대통령, 탄핵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2013년 2월 25일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에 오르며 임기를 시작한지 4년 1개월만이다. 헌정 사상 최초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역사의 증인이 됐다.

박 대통령을 설명할 때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정치적 성공과 실패 모두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유산이라는 평가다. 육영수 여사 사망 뒤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으며 정치 수업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정계 입문 뒤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려한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것을 제외하면 야당 대표, 최초 여성·부녀 대통령 등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성공에는 아버지의 후광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박 대통령은 1998년 4월 김석원 당시 쌍용 회장이 국회의원에서 물러나며 치러진 보궐선거로 정계에 데뷔했다. 이회창 총재는 대선패배 위기감을 타계하기 위해 박 대통령을 후보로 내세웠다. 박 대통령은 대구에서 팬덤에 가까운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당선됐다. 초선의원임에도 한나라당 부총재 경선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이 때부터 붙기 시작했다.

2002년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하며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한나라당이 `차떼기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던 2004년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했다. 당사를 천막으로 옮기는 투혼을 발휘, 타계에 성공하며 차세대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지만 재수에 성공했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청와대에 입성했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과 부녀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때부터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2013년 2월 윤창중, 2014년 6월 문창극 등 인사 실패가 시초였다. 삐걱거리는 청와대 인선 과정의 주요 원인으로 박 대통령의 불통이 지적됐다. 세월호 참사에 미흡한 대처로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 절대 권력자인 아버지 탓에 외부와 단절된 유년기를 보낸 탓에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라다녔다. 아버지 집권 시절부터 이어온 정윤회, 최순실과 인연이 파국으로 이끌었다. 측근 권력 남용과 비리로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으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