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황 호조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빅3' 매출이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1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상반기 매출이 작년 대비 35% 넘게 성장했다”면서 “이는 놀라운 결과”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반도체 사업에서 397억85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마이크론은 상반기 154억6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45%나 성장했다.
메모리 빅3 가운데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회사는 SK하이닉스다. 작년 동기 대비 무려 56%나 성장한 177억54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메모리 빅3의 매출이 이처럼 성장한 이유는 D램 가격이 견조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근래 조금씩 값이 떨어지고 있으나 상반기에는 좋은 가격을 유지했다.
IC인사이츠는 SK하이닉스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근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업계에선 경쟁사보다 적극적으로 증설 투자를 했고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3D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속속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시장 관심은 미래에 쏠려 있다. 모두가 동의하는 전망은 '하반기도 좋다'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최근 개최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업계의 웨이퍼 투입량 추가 노력에도 불구, 미세화 난도 증가에 따라 생산 증가분이 충분치 않다”면서 “현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수익성 위주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 물량 대폭 확대는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계적 외형 성장이 아니라 중장기 수익성 강화가 기본 전략”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 이후 전망에는 논란이 있다. 업계 일각에선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신공장과 삼성전자 평택 2층 생산라인에서 D램 생산이 늘어나고 10나노대 공정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내년 D램 가격이 올해보다 15∼25%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같은 부정 관측이 나오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후방 장비 업체 주가가 계속 빠지는 중이다.
반대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회사의 D램 증설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급격한 공급 증가' 요인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삼성전자의 경우 평택 2층 D램 투자가 오히려 소폭 뒤로 밀렸다”고 말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오히려 내년 메모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3.7% 성장에서 4.6%로 상향 조정했다. 2017년(61.5%)과 2018년(26.5%) 성장률보다 크게 둔화되는 것이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고 현재 호실적은 계속된다는 의미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