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승기 굳히는 바이든…글로벌 플랫폼 규제 패러다임 바뀌나

매직넘버 270명 중 6명 남아
남은 지역 개표·소송전 변수로
반독점 규제 강화 기조에 가세
한국 법 집행에도 당위성 확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출처: 바이든 공식 유튜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출처: 바이든 공식 유튜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기반을 굳혔다. 추가 개표와 소송전 등 변수가 남았지만 대통령 당선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바이든 행정부 시대가 열리면 플랫폼 기업 반독점 규제 강화, 자국 이익 우선에 입각한 공급망 재편 등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산업 기상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대선 개표 결과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며 당선이 유력시된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270명에 단 6명을 남겨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중인 지역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20명), 노스캐롤라이나주(15명) 등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주(6명)에서만 이기면 다른 지역 결과와 관계없이 대선 승리를 확정짓는다.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주에서 0.6%포인트(P) 차이로 앞서 있다.

바이든 후보는 전날 밤 승부처인 6개 경합주 중 북부 '러스트벨트' 위스콘신주(선거인단 수 10명)와 미시간주(16명)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에 성공, 승기를 잡았다.

변수는 남은 지역 개표와 소송전이다. 최종 판세에 영향을 줄 지역으로 떠오른 네바다주 선거 당국은 개표작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5일 오전 9시(한국시간 5일 밤 11시) 이후에나 추가 개표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개표에 따른 역전 허용 등과 관련해 소송전에 돌입했다. 개표가 완료돼도 당선인 공식 확정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전을 허용한 미시간주에서는 개표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소송전까지 불사하는 혼돈의 양상 속이지만 바이든 후보의 승리는 시간 문제라는게 국내외 전문가의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 당선으로 민주당이 집권하면 지난 공화당 정권과 또다른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가 독점지배력을 남용한 기업 대상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당장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GAFA)'로 대변되는 미국 플랫폼 기업이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미국 내 반독점 규제가 강화되면 그 여파가 글로벌 산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까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할 경우 인터넷·테크 기업에 대한 글로벌 규제 패러다임 변화가 불가피하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기간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미국 독점금지법(Anti-trust법) 엄격 적용은 물론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 주도 미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지난달 GAFA에 대해 '독점적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반독점 규제 강화와 각종 제재를 추진한 EU 기조에 미국이 가세하면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경쟁법학회 회장)는 “우리나라는 미국 자유주의 정책과 EU 반독점 규제 사이에서 중립 입장을 취했다”면서 “미국이 강력한 반독점 규제로 선회하면 기업 반독점 행위에 문제의식을 가져온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법·제도 적용과 집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 효과도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미국 거대 플랫폼 기업은 정보통신망법이나 전기통신사업법·개인정보보호법 등 국내법에 의거한 규제당국 행정처분에도 미국 내 사례,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유로 불복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계적으로 반독점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규제 당위성은 강화되고 제대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 내 반독점 규제가 강화돼 미 정부가 해외에서는 동일 사안에 대해 자국 기업을 대변하는 투트랙 전략을 병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통상 전문가는 “민주당·공화당 관계없이 미 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측면이 있다”며 “거대 플랫폼 기업 제재가 중국과 세계패권경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해외에서 반독점 이슈가 발생할 경우 자국 기업을 보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대표변호사는 “과거 국내 기업과 분쟁사례를 보면 민주당·공화당 관계없이 미 정부는 자국기업 보호를 최우선시한다”며 “해외에서 반독점 이슈가 발생할 경우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미 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공동취재 안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