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240조원에 이르는 투자와 4만명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나온 후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의지를 담은 대규모 투자계획이다.
240조원 투자계획은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 2018년 삼성이 발표한 180조원 투자를 훌쩍 뛰어넘는다. 전략 분야 투자로 산업구조 재편을 준비하고, 고용 창출과 상생 강화로 삼성에 대한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24일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기회 창출,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전략·혁신 사업에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청년 고용과 중소기업 상생 등 미래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 골자다. 삼성의 미래를 개척하면서 대한민국의 난제 해결과 도약에도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투자와 고용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 경영진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가석방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주요 경영진을 만났고, 이후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첨단 혁신사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 역할을 준비하기로 했다. 삼성은 3년 동안의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이보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18~2020년 3년 동안 총 180조원(국내 130조원)의 투자를 완료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서는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선다. 투자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떠오른 반도체에 집중하고, 미래 유망산업인 바이오를 '제2 반도체'로 육성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미국·대만과의 반도체 전쟁에서 앞서 나가고, 메모리 우위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 1위 도약을 노린다. 또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 로봇, 슈퍼컴퓨터 등 성장성 높은 미래 산업에 투자한다.
삼성은 한국의 인재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국가 과제인 고용 문제 해결에도 힘을 쏟는다. 앞으로 3년 동안 4만명을 직접 채용하고, 투자와 생산으로 56만명 고용유발 효과도 창출할 계획이다. 통상 채용 계획상 3년 동안의 고용 규모는 약 3만명이지만 첨단 산업 위주로 고용을 1만명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공채 제도도 유지하기로 했다.
함께 성장·혁신하는 생태계 조성도 강화한다. 이 부회장의 '동행' 비전에 따라 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방안이다.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늘리고, 산·학 협력을 확대한다. 중소기업 제조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도 지속 추진한다. 상생펀드와 물품대금 지원펀드 등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확대, 협력사 안전망도 튼튼히 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