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본예산 사상 최대 규모인 604조4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8.3% 늘린 역대 최대 슈퍼예산을 확정했다. 한국판 뉴딜 2.0 연구개발(R&D) 투자 금액도 전년보다 무려 48% 확대했다.
정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도 예산안과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오는 3일 국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정부는 △더 강한 경제 회복과 글로벌 강국으로의 도약 △포용적 회복과 지역균형발전 등 양극화 대응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미래형 경제구조 대전환 △국민보호 강화와 삶의 질 제고를 4대 투자중점 분야로 제시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2.0 33조7000억원, 탄소중립경제 선도 11조9000억원, 미래산업 전략 R&D 투자 6조2000억원, 미래 경제구조 선도 혁신형 인재양성 2조원 등 약 53조8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특히 한국판 뉴딜 2.0 기반 R&D 투자는 올해 2조4000억원에서 내년 3조6000억원으로 48.1% 확대한다. 전체 R&D 예산이 8.8% 늘어난 데 비해 뉴딜 R&D 증가폭이 급격히 커졌다.
반도체 1위 국가 도약을 위해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등 기술 개발에 3000억원, 시스템반도체 설계 인프라에 134억원 등 K-반도체 전략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대일본 100대 핵심 품목의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반도체와 바이오·그린 부문에서 65개 선도품목 개발에 2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친환경차 보급 목표 50만대 달성을 위해 관련 예산을 1조6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그린수소 생산·저장,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탄소중립 경제를 선도할 유망산업 기반 확보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백신허브 구축을 위해서는 내년 7000억원, 2026년까지 총 2조2000억원을 집중 투자키로 했다. 단기간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2022~2023년에 1조원 규모의 'K-글로벌 백신 펀드'를 새로 조성한다.
20대 신기술 분야 혁신인재는 11만명에서 16만명으로 확대 육성키로 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시스템반도체, 우주·양자 등 미래 신산업을 선도할 혁신 인재를 기르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확장재정을 펼친 결과 '경제회복→세수증대→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시화돼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확장재정을 펼쳐 경제 회복을 이루고 세수를 늘린 사례가 있다. 정부는 이번에도 예산을 적극 투입, 경제를 살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직 진행되고 있고 내년까지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8%대 확장적 재정 운용 기조를 유지하려 한다”면서 “2023년 이후 경제가 정상화되면 지출증가율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재정지출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은 코로나19 완전 극복과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집중하는 예산”이라면서 “무엇보다 '코로나19 완전 극복'에 전력을 다하겠다. 방역과 백신 예산부터 충분히 담았다. 국산 백신 개발과 글로벌 백신 허브를 위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판 뉴딜에도 재정을 적극 투입해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정부, 2022년도 예산안 확정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
-
안영국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