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파운드리 품은 SK하이닉스, 8인치 생산역량 두 배 키운다

키파운드리 품은 SK하이닉스, 8인치 생산역량 두 배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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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키파운드리를 다시 품는 SK하이닉스가 8인치 웨이퍼 생산 능력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사 안에 진입한다. 전력관리반도체·디스플레이구동칩·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등 급증하는 8인치 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역량을 기존 대비 두 배 늘려 월 생산능력 20만장에 육박할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주요 국가의 기업 결합 승인을 얻어야 하는 것은 남은 과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9일 8인치 파운드리인 키파운드리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04년 키파운드리와 한 몸이었던 매그나칩이 하이닉스에서 분리 매각된 이후 17년 만에 SK하이닉스에 돌아온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키파운드리 매각 주체인 매그너스유한회사 지분 49.76%를 취득한 바 있다. 이번 100% 지분를 인수하면 키파운드리 경영권까지 확보한다.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것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특히 병목 현상이 두드러지는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키워 시기 적절한 시장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측은 “키파운드리 인수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두 배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팹리스 생태계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5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두 배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도 지속 상승 중이라 단기적 수익 확대에도 긍정적이란 것이 업계 평가다.

현재 SK하이닉스의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는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맡고 있다. 월 생산능력은 약 10만장 정도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 8인치 파운드리 업체 중 3위 수준이다. 1위는 30만장 수준인 삼성전자, 2위는 14만장 안팎인 DB하이텍이다. 키파운드리는 8만2000장 정도로 알려졌다. 키파운드리가 내년 초까지 1만장 정도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인수가 완료되면 SK하이닉스는 월 20만장에 육박하는 생산 능력을 갖춘다. 이는 세계 8인치 파운드리 순위 10위권 안에 드는 규모다.

키파운드리 청주 팹. <사진=키파운드리>
키파운드리 청주 팹. <사진=키파운드리>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SK하이닉스와 키파운드리는 기업 인수 후 통합관리(PMI) 작업과 동시에 국가별 규제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 심사를 받는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인 키파운드리와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시장별 과점 여부를 중심으로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갈등으로 인해 특정 국가에서 승인 절차가 지연되거나 지지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텔 낸드 사업부도 인수하기로 했는데 중국 당국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1년째 답보 상태다. 미국과 중국 반도체 패권 대립의 피해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연내 인수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월 생산능력

자료=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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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